18억에 모실게요, 김연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유럽 여자배구 시장이 김연경(24·페네르바체)을 주목하고 있다. JT 마블러스 시절인 2010년 일본 V-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쳐 “일본에서도 100년에 한 번 나올 만한 선수”라는 극찬을 들었던 김연경은 지난 3월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에서 MVP와 득점상을 독식하며 ‘월드 클래스’로 도약했다.

 그는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도쿄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도 3관왕(득점·공격성공률·리시브)을 차지하며 자신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김연경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일본·태국 등 난적들을 쓰러뜨리고 8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일본이 김연경을 인정했던 건 폭발적인 공격력 때문이다. 큰 키(1m93㎝)에 유연성을 겸비해 높은 곳에서 부드럽고 강하게 공을 때린다. 김연경의 스파이크 높이는 무려 315㎝다. 웬만한 블로킹으로는 손끝도 대기 어려운 높이다. 거기에 탄력까지 갖추고 있어 여자 선수로서는 보기 드물게 후위 공격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둔 그는 터키 리그에서 뛰며 수비까지 익혔다.

김연경은 지난 올림픽 예선전에서 44.55%의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해 8개국 모든 선수 중 ‘베스트 리시버’로 선정됐다. 키가 큰 데도 순발력이 뛰어나 안정적인 리시브를 하고 자신이 리시브한 공을 토스 받아 곧바로 공격으로 연결시키기도 한다.

 공수를 겸비한 전천후 레프트 김연경의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쪽은 신흥 배구 강국 아제르바이잔이다. 막대한 오일머니로 무장한 아제르바이잔 리그의 명문 구단 아제라일 바쿠는 김연경에게 연봉 120만 유로(약 18억원)에 2년 계약을 제시했다. 세계 최고 리그라는 이탈리아에서도 지난해 연봉 50만 유로(약 7억원)를 넘긴 선수는 드물었다. 120만 유로를 제시받았다는 것은 김연경이 세계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다.

 지난해 김연경의 활약에 힘입어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터키 페네르바체는 일찌감치 김연경에게 재계약 의사를 밝혔다. 김연경의 활약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터키 리그의 갈라타사라이와 에작시바시 역시 김연경 영입 전선에 뛰어들었다. 러시아 리그의 디나모 모스크바도 김연경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3개국 6개 팀에서 영입 제의를 받고 있는 김연경은 6월 초까지 이적 문제를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올림픽 예선전을 마치고 귀국한 28일 “2012~2013시즌을 뛰게 될 소속팀에 대해 그랑프리(6월 8일) 이전까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배구 사상 최고 히트작 김연경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유선의 기자

김연경은…

■ 생년월일 1988년 2월 26일
■ 신장 1m93㎝
■ 스파이크 높이 3m15㎝
■ 블로킹 높이 2m99㎝
■ 소속팀 터키 페네르바체 유니버설
■ 가족 부모님과 3녀 중 막내
■ 별명 연남왕자·귀염뎅이
■ 출신 학교 원곡중-한일전산여고
■ 주요 수상경력

- 2005∼2006 V-리그 MVP(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신인상, 득점상, 공격상, 서브상 (데뷔 첫해)
- 2009 일본리그 감투상·베스트 6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 2012 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 MVP·득점상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