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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옆 주말농장 … 삶의 질이 달라졌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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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6일 오후 세종시 첫마을 주말농장에서 박유준씨(37·왼쪽 빨간 옷) 가족과 주민들이 채소 등 농작물을 가꾸고 있다. 행정도시건설청은 지난달 첫마을 주민 512가구에 주말농장을 무상 임대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26일 오후 5시 ‘한국의 워싱턴 DC’로 불리는 세종시 첫마을. 이 마을 주민 박유준(37)씨 가족은 손에 농기구를 들고 걸어서 10분 거리의 주말농장(12㎡)으로 향했다. 박씨 가족은 이곳에 최근 상추와 치커리를 심었다. 이곳에 6개월째 거주해온 박씨 가족은 능숙한 솜씨로 채소밭을 가꿨다. 이들 뒤로는 이들의 보금자리인 첫마을 아파트가 보였다.

 아직은 이곳 지명이 충북 연기군 남면 송원리로 불리지만 7월 1일 세종특별자치시가 공식 출범하면 송원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국토해양부 항공정책실 주무관으로 일하고 있는 박씨는 지난해 12월 말 가족과 함께 경기도 안양에서 세종시로 왔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세종시 분양가(2억2400만원)를 뛰어넘자 일찌감치 내려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첫마을 아파트(115㎡)를 분양받았다. 박씨는 현재 과천으로 역(逆)출퇴근하고 있다. 세종시로 미리 내려와 과천·세종로 청사로 출근하는 중앙부처 직원은 현재 130여 명이다.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만 줄곧 생활해 온 박씨는 “수도권을 떠나면 경쟁에서 밀려 낙오자가 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했지만 기우였다”고 말했다. 그는 “밀집된 공간에서 지내던 수도권 생활과는 삶의 질이 다르다”며 “집 근처 주말농장 운영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첫마을에는 모두 6520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섰다. 1단계 2242가구에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입주가 시작돼 24일 현재 1963가구(6085명·88%)가 입주했다. 1단계 입주민 가운데 19.3%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왔다. 74.3%는 충청권 출신이다. 서울 잠실에서 온 모미미(42·주부)씨는 “전국 곳곳을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일주일에 한 번꼴로 여행을 다닌다 고 말했다.

 신생 도시여서 불편한 점도 많다. 주부 송승연(42)씨는 “서점과 문방구가 없어 자녀 준비물을 구입하려면 자동차로 15분 거리인 대전 시내까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병원과 약국은 없다. 반면 마트(3곳)와 은행(5곳), 세탁소(1곳), 음식점(20여 곳)은 영업을 시작했다. 첫마을에는 3월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한 곳씩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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