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피하려면 주차는 CCTV 있는 곳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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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CCTV에 잡힌 현장 ①박모(45·여)씨가 탄 벤츠 승용차가 서울 청담동 한 빌라의 지하주차장에멈춰서자 ②트레이닝복 차림에 마스크를 쓴 김씨가 박씨를 납치하기 위해 차량으로 다가가 “순순히 말 들으라”며 칼로 위협한 뒤 ③김씨가 박씨를 조수석에 태운 채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최근 부녀자들을 상대로 하는 납치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대전과 청주에선 귀가하던 부녀자들을 상대로 연쇄 납치를 저지른 피의자 길모(29)씨가 범행 한 달 만인 지난 5일 검거됐다. 20일엔 서울 보문동에서 구인 공고를 보고 찾아온 20대 여성을 납치해 이틀간 납치극을 벌인 일당 2명이 구속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미성년자·부녀자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납치 범죄 발생 건수는 2007년에 비해 67% 증가했다. 여성 피해자 수(172명)는 남성 피해자(79명)의 2배를 넘는다.

 납치 범죄는 전형적인 불경기 범죄로 꼽힌다. 빚 등으로 갑자기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손쉽게 거액을 만질 수 있다는 생각에 납치를 저지르기 때문이다. 경기대 이수정(범죄심리학) 교수는 “범인 대부분이 ‘몸값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초범들도 쉽게 납치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범용 CCTV의 확대 등으로 납치범들은 비교적 빨리 검거되고 있다. 경찰대 이웅혁(행정학) 교수는 “인적이 드문 곳은 가급적 피하고, CCTV가 있는 곳에 주차하는 등 평소 주의를 기울이면 납치 범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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