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인사이트] 구글에는 있고 페이스북엔 oo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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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창우
전자팀장

미국 블리자드가 내놓은 신작 게임 ‘디아블로3’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이달 15일에는 한정판을 사기 위해 서울에서만 4000여 명이 밤새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 후 일주일, 너무 많은 사용자가 몰리면서 저녁에 접속하려면 한두 시간씩 기다려야 할 판이다. PC방에서는 점유율이 40%를 넘어섰다. 디아블로3처럼 줄을 서서 사는 대표적인 제품이 아이폰이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게임 하나에 웬 난리?”라는 질문에 “애플이 12년 만에 신형 아이폰을 내놓았다고 상상해 보라”는 답변이 달린다. 경쟁사들이 매년 10여 개의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는 동안 단 한 가지 모델로 승부하는 애플의 고집은 제작 발표 후 고치고 다듬느라 출시까지 4년이 걸린 블리자드만큼이나 지독하다. 디아블로나 아이폰처럼 ‘확실한 한 방’을 가진 기업이 잘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애플의 주가는 2009년 말 이후 세 배로 뛰었다.

 애플과 비슷한 궤적을 보이는 기업이 구글이다. 구글에는 검색이라는 절대반지가 있다. 현재 구글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미국이 70%, 유럽은 86%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온라인 광고로 구글의 수익은 나날이 늘었다. 미국 인터랙티브광고협회(IAB)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광고시장은 310억 달러, 그 가운데 검색광고는 150억 달러 규모다. 게다가 모바일 분야에서도 안드로이드라는 날개를 달았다. 모바일 광고시장은 지난해 16억 달러로 규모는 작지만 1년 만에 2.5배로 성장했다.

 최근 기업공개(IPO)로 시가총액 1000억 달러 기업이 된 페이스북의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이런 한 방이 없기 때문이다. 매달 거의 9억 명의 사용자가 방문하고 이 가운데 절반은 매일 접속한다. 하지만 뚜렷한 수익모델이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구글이 365억 달러의 광고 수입을 올리는 동안 페이스북은 32억 달러에 그쳤다. 수익을 늘리려면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타깃 광고를 해야 하는데 이용자들의 반발이 심하다. 상장 첫날 일부 이용자는 “회원들의 인터넷 이용 현황까지 추적해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150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반도체와 TV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는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갤럭시S3’ 발표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신종균 사장은 최고의 하드웨어 스펙 대신 소프트웨어와 인간 중심의 사용법을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200조원 매출에 25조원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갤럭시S3와 시리즈9이 ‘새로운 한 방’ 역할을 한다면 올해는 물론 내년 이후에도 삼성의 행보는 거침이 없을 것이다.

김창우 전자팀장

정답 : 확실한 한 방(수익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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