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 트렌드를 주목하라! [2]

중앙일보

입력

사이트 접속 유료화 시대, ''공짜''가 죽어야 닷컴이 산다
온라인업체들이 경영난으로 무료 서비스를 서서히 폐지하고 유료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98년 후반∼99년 초반까지만 해도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뭐든 공짜로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닷컴기업들은 CD·MP3·PC·DVD 등을 경품으로 나눠줬다.

바이닷컴 (Buy.com)은 원가 이하로 제품을 판매했고 건강·미용 용품 판매업체 모어닷컴 (More.com)은 이른바 ‘평생가격제’를 도입했다. 평생가격제란 고객에게 평생 동안 고정가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어닷컴의 명줄은 그리 길지 못했다. 요컨대 인터넷에는 현금·자동차·무료 티켓 등 경품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러나 고객확보를 위한 지출규모가 오프라인 업계의 배에 이르는 상황이 지속될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인터넷에서 경품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2001년은 ‘내실있는 판촉’의 해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온라인 약국 헬스 센트럴(Health Central)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프레드 토니는 “지나친 할인판매가 오프라인 업계에서는 먹혀들지 않는다”며 “이는 온라인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살아남은 업체들은 좀더 현명한 태도로 나올 것이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상품·서비스 제공 포털업체 이퀄푸팅닷컴 (EqualFooting.com)은 지난해 가을 신규 등록 고객에게 50달러 상당의 경품을 제공했다.

그런 전략은 공짜로 흥청대던 옛 관행의 재탕처럼 보이지만 이퀄푸팅은 한 달간 지속됐던 판촉기간 중 단골이 될 만한 고객을 집중공략한데다 지금은 등록 고객들의 씀씀이도 꼼꼼히 체크한다. 한편 바이닷컴은 출혈판매를 중단하고 나섰다. 온라인 소매업체들이 여전히 할인 서비스에 나서고 있지만 할인폭은 이른바 ‘굴뚝업계’와 비슷한 15∼30%선으로 조정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ISP)들이 장기 계약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컴퓨터를 무료로 나눠주던 관행은 지난해 봄 나스닥 폭락 전 거의 자취를 감췄다.

올해는 다른 무료 서비스까지 사라질 전망이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지난해 12월 나타났다. 디지털 음악 무료 다운로드 사이트의 대표주자격인 냅스터가 유료 서비스 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한데다 MP3닷컴 (MP3.com)역시 프리미엄 음악 저장 서비스를 유료화했다.

무료 인터넷 접속 서비스업체들도 가만히 앉아 있을 리 없다. 알타비스타(AltaVista)는 지난해 12월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했다. 알타비스타 가입자들에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온 퍼스트업닷컴 (1stUp.com)이 도산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고객 수백만 명이 크리스마스 전 2주 동안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었다.

온라인 소매업체들과 제휴, 무료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했던 스핀웨이(Spinway)도 무너지고 말았다. K마트 산하 온라인 소매업체 블루라이트닷컴 (Bluelight. com)은 연말연시 쇼핑시즌 동안 소비자를 계속 붙잡아두기 위해 스핀웨이 자산을 인수하기까지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무료 인터넷 접속 서비스 시장의 개척자격인 주노(Juno)社는 고객들에게 프리미엄 패키지 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하라고 권고 중이다. 주노의 프리미엄 서비스란 제한된 인터넷 접속과 최소 서비스만 제공하면서 고객들에게 광고공세를 퍼붓는 기본 무료 서비스를 한층 개선한 것이다. 다시 말해 오늘날 인터넷 경제에서 ‘공짜’란 있을 수 없다는 의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