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정 화백 노숙자에 털옷 전달

중앙일보

입력

혹한을 나는 노숙자들에게 따뜻한 털옷을 전하고 싶어 자신의 역작을 내놓았던 정수정 (鄭洙正.46.본지 1월 9일자 19면)
화백이 마침내 뜻을 이뤘다.

鄭화백은 자신의 그림을 사준 광주 독지가의 지원을 받아 노숙자 3백명분의 털옷과 내의.양말 등을 구입 (1천만원 상당)
해 11일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대구역과 동대구역.지하철역 대합실을 돌며 직접 전달했다.

그는 "노숙자들에게 옷을 전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며 "더러는 험상궂은 얼굴로 두세번씩 물건을 달라고 해 혼이 났다" 고 털어놓았다.

그는 10일밤 옷을 마련하기 전 대구지역 노숙자가 얼마나 되며 또 어떤 게 필요한 지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 결과 70여명으로 알았던 노숙자 숫자는 2백여명에 달했다고 한다.

그는 11일밤 마련한 옷가지를 트럭에 싣고 후배 4명과 같이 옷을 전달했다.

그는 돌리던 옷이 남아 이번에는 다시 대구지역 2백여명의 소년소녀가장에게 17일 내의를 전달할 계획이다.

鄭화백은 "옷가게에 연락하니 아이들 옷으로 바꿔주겠다고 해요. 돈을 좀더 보태 추운 겨울을 나는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조그만 정성을 전하고 싶다" 고 말했다.

대구 =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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