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 10월의 생일파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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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호 21면

‘까사델비노’에서는 매년 10월 파티가 열린다. 처음 문 열었던 날을 자축하는 생일파티다. 처음엔 단골손님과 손님들을 대접하는 의미로 무료로 진행했다.
하지만 남의 생일파티를 자신들의 모임으로 활용하는 얌체 와인동호회가 생기면서 3만원씩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

“밴드 음악 들으면서 노는 거예요.”
은 대표의 말처럼 파티는 공연·음식·와인이 어우러져 신나게 한판 노는 장이다. 예약을 받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시간 맞춰 입장하면 되는데, 끝나는 시간은 확실하다. “더 하면 (파티가 아니라) 술판이 되니까 12시 되면 나가라고 한다”는 설명이다.
밴드 음악은 그의 친구이며 단골손님인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정원영, 기타리스트 한상원,밴드 봄여름가을겨울 등이 번갈아 가며 맡는다.

150여 명으로 꽉 찬 바는 금세 달아오른다. 간혹 예상치 못한 특별 손님, 번개 공연으로 열기가 더 뜨거워지기도 한다. 지난해 9주년 파티가 그런 경우였다.
원래 예정된 무대의 주인공은 한상원 밴드. 공연이 한창인 가운데 김창완씨가 손님으로 나타났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우연히 들렀는지, ‘쫄쫄이’ 차림이었다.누군가 “잼(jam·즉흥연주) 하자!”며 김창완을 무대로 불러올렸다. 여기에 손님으로 따로 왔던 드러머 남궁연까지 가세했다(사진). “쫄쫄이에 슬리퍼 신고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불렀어요.김창완이 기타 치고 노래하고, 한상원 기타 치고, 남궁연 드럼 치는 공연을 이렇게 가까이서 어떻게 보겠어요. 아주 난리가 난 거죠. 순전히 번개로. (김창완씨는) 미발표 신곡을 2곡이나 했어요.”

이렇게 한번 파티가 열리면 보통 일인당 한 병 이상씩 와인을 마신단다. 이 비용은 은 대표가 부담하고 입장료로 받은 돈은 기부한다.
올해는 열 살 생일파티인 만큼 “좀 더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10월 셋째 주 토요일이면 그 열광의 파티와 함께 청담동도 10년 묵은 바 하나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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