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TSN, '김병현은 최정상급 구원투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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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백스의 구세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삼진 아티스트' 김병현(22)이 美 스포츠 전문지 '더 스포팅 뉴스(The Sporting News, 이하 TSN)'에서 올시즌 최상급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TSN은 최근 메이저리그 팀 리포트 다이아몬드백스편에서 구원투수진을 분석하면서 김병현을 가장 먼저 언급했는데, 글을 쓴 애리조나 지역신문인 이스트밸리 트리뷴의 에드 프라이스 기자는 김에 대해 "셋업맨인 김병현은 타자들을 완전히 압도하는(devastating) 능력을 지니고 있다."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그는 지난 시즌을 미국 야구와 생활에 적응하면서 보냈다."라며 그에게 지난 시즌이 순탄치만은 않았음을 덧붙였다.

프라이스 기자는 이어 "그는 보다 공격적이며 자신감있는 투구를 할 필요가 있으며 그럴 수 있다면 그는 최상급의 구원투수(a premier reliever)가 될 것이다."라며 김에게 보다 '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풀타임 메이저리거 첫해였던 지난해 김병현은 패기를 앞세워 사이드암으로서는 빠른 90마일 초반대의 직구와 떠오르는 변화구인 '업슛(upshoots)'을 위시한 강력한 변화구로 타자를 압도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실력으로 보여줬으며 최고의 마무리로서의 능력도 입증했다.

그러나 시즌 후반부로 가면서 프라이스 기자의 지적대로 김병현이 전반기에 비해 다소 약해지고 위축된 모습을 보였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김병현 자신도 인정했듯이 바로 체력안배의 실패에 있었다.

다이아몬드백스 팀사정상 전반기 내내 셋업맨이자 마무리 보직을 감당하느라 매경기 불펜대기를 하다보니 풀타임 경험이 없었던 김으로선 체력유지에 어려움이 있었고 결국 뜨거운 여름이 찾아오자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던 것이다.

전반기 2.11 대 후반기 8.04의 방어율은 그의 지난 시즌 흥망성쇠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반기 성적만을 놓고 볼때 메이저리그 초년생이나 다름없었던 21세의 김병현이 쌓은 기록은 경이에 가깝다.

김의 성적은 35경기에 등판 2승3패, 14세이브에 42.2이닝을 던져 23안타를 허용하고 볼넷 15개에 탈삼진 71개. 그중 투수의 타자 압도능력을 나타내는 9이닝당 탈삼진수(15개)와 볼넷 대 탈삼진 비율(1대4.7)은 리그 최정상급 수준이었고 특히 9이닝당 탈삼진수는 99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마무리 빌리 와그너가 세웠던 메이저리그 시즌기록인 14.95개(74.2이닝에 124개)를 능가하는 대단한 기록이었다.

김병현이 지난해의 실패를 거울삼아 오프시즌중 체력보강과 더불어 시즌중 체력안배에 성공한다면 현재의 구위와 구질만으로도 그가 최고의 구원투수가 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TSN은 내년시즌 다이아몬드백스 불펜진 전망에서 김병현과 좌완 그렉 스윈델(지난 시즌 2승6패, 방어율 3.20)은 믿음직스럽지만 러스 스프링어(2승4패, 5.08)와 마이크 모건(5승5패, 4.87)은 불안하다고 진단하며 이들의 활약도에 따라 불펜진들이 매우 좋을수도 반대로 자멸할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시즌 셋업맨으로서 마무리 맷 맨타이와 함께 팀의 '승리 방정식' 역할을 맡게될 김병현이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는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게되는 맨타이의 행보, 다이아몬드백스 선발진의 노쇠화 현상과 맞물려 그의 향후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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