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강남·분당, 매매·전세 급증 아파트시장 기지개 켜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0월 이후 납작 엎드려 있던 아파트시장이 새해 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 강남.목동.분당 등지에서는 주요 아파트 매매.전세거래가 갑자기 늘어나는가 하면 급매물이 빠지면서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도 일부 오르고 있다.

부동산중개업계는 겨울방학 성수기를 맞은데다 시중금리가 안정되고 정부의 경기부양을 기대하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분당 신도시에선 매매, 전세 모두 찾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야탑동 정도부동산 문홍주 사장은 "지난달만 해도 중개업소를 들르는 수요자가 하루 3~4명에 불과했으나 새해 들어 15명 정도로 늘었다" 며 "이에 따라 매매.전세 거래가 잘되고 가격도 강보합세로 바뀌었다" 고 전했다.

분당 일대 32평형 전셋값은 1억2천만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슷하지만 물건이 많이 소화됐다.
매매값은 시범단지 삼성아파트 32평형이 최근 2억3천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말보다 5백만원 정도 올랐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13평형 매매가는 1억7천만~1억7천5백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5백만~1천만원 올랐다.
15평형은 지난해 말 최저 2억원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2억1천5백만~2억2천만원에 이르렀다.

전세 역시 공급이 모자라는 가운데 13평형이 5천만~5천5백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3백만원 뛰었다.

대치동 미도.선경.우성아파트 대형 평형 매매값도 지난해 말보다 5% 정도 올랐다고 일대 중개업소들은 전한다.

서울부동산 정용현 사장은 "금리인하 소문이 나돌자 주택구입 부담이 줄 것으로 보이는데다 몇 달 동안 내림세가 지속돼 반발 매수세가 일고 있다" 고 풀이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1단지 아파트는 매물이 모자라는 편. ERA롯데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 주공3, 4단지 재건축조합 설립인가가 난 데 힘 입어 나왔던 매물이 들어가고 있다" 며 "1단지 13평형이 1억6천만원으로 지난달보다 1천만원정도 상승했다" 고 전했다.
' 13평형 전세도 지난달 말보다 5백만원 올라 4천8백만~5천만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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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부터 침체됐던 경기도 용인에서는 가격은 오르지 않은 채 소형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잦다.
1억2천만원짜리 죽전 동성아파트 24평형과 대진2차 23평형은 5백만원 싸게 급매물로 나오면 곧바로 팔린다.

죽전 뱅크공인중개사사무소 장영식 대표는 "서울 강남에서 분당으로 매기가 살아나자 용인 죽전으로 실수요자들이 내려오고 있다" 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강남.목동 등에 국한돼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은 예년 같으면 예비 신혼부부 등 소형평형 수요가 몰릴 때이나 아직 움직임이 거의 없다.

상계동 럭키공인중개사사무소 박하순 사장은 "전세든 매매든 발길이 드물고 가격도 약보합세" 라며 "설날이 지나면 신혼.신학기 이사수요로 분주해질 것" 으로 내다봤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동아아파트는 전세의 경우 물건이 전혀 없으나 매매는 남아돌아 거래가 거의 없다.
43평형 매매가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1천만원 떨어진 3억~3억3천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인기지역 소형아파트부터 움직이는 게 요즘 아파트시장의 특징" 이라며 "강남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한 것은 사실이나 반짝 경기일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 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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