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에 귀 닫은 통합진보당 당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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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6%가 사퇴 원해도

비례대표 거취 긴급 여론조사

부정경선 시비에 휘말린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등 비례대표 당선인들에 대해 국민 4명 중 3명꼴로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15일 전국 성인 남녀 9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76.3%에 달했다. “사퇴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은 16.1%였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인 거취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된 건 처음이다. 4·11 총선에서 10.3%의 정당득표율을 기록한 통합진보당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4.1%로 급락했다.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민주당은 절교 검토해도

이용섭 정책위장 “연대 곤란”

민주통합당 내에서 통합진보당과의 ‘절교(絶交)’ 기류가 커지고 있다. 4·11 총선을 앞두고 통합진보당과의 정책연대를 맡았던 민주당의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15일 “애국가도 부르지 않고 국민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세력과 정당은 연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세력에 의해 진보적 가치를 내걸고 창당 수준의 쇄신이 있기 전엔 연대를 논의할 수 없다”며 “걸림돌이 되는 세력과 연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통합진보당의 행태를 “구태적”이고 “시대가치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김경진 기자

민주노총 지지 철회해도

김영훈 위원장 내일 선언할 듯

민주노총 김영훈(44) 위원장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철회를 기정사실화했다. 김 위원장은 15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지철회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중략) 현재의 통합진보당을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17일 열리는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집단탈당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당을 버리고 새 당을 만들지, 아니면 전면 개입을 통해 당을 혁신할 것인지에 대해선 중집위에서 많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사퇴 않고 버티는 이석기

당이 출당시켜도 의원직 유지

의원등록 마친 이석기 “온갖 집중포화 견뎌낼 것”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당선인(각각 비례 2·3번) 등은 당 최고의결기구(중앙위)가 사퇴결의까지 했지만 15일 현재까지 요지부동이다. 5월 30일 0시부터 이들은 국회의원 신분이 된다. 지난달 17일 국회사무처에 의원등록도 마친 상태다.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출당을 해도 이들은 무소속 의원 신분을 유지한다. 이 당선인은 지난 11일 tvN에 출연해 “온갖 모욕과 언론의 집중포화도 견뎌내겠다”고 했었다. 일종의 버티기 선언인 셈이다.

의원직은 선거법 위반 혐의가 확인되지 않는 한 법원이 개입할 수도 없다. 국회의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 국정현안에 대한 자료나 증언·진술을 요구할 권리를 지닌다. 보름 뒤엔 이 당선인에게 이런 특권이 생기는 것이다. 또 세비와 보좌진 연봉 등으로 4년간 30억1428만원의 국고를 받는다. 임기를 마친 뒤 65세가 넘으면 매달 120만원의 연금도 나온다. 다만 국회 상임위원회 가운데 국가기밀을 다루는 정보위원회에는 들어갈 수 없다. 정보위의 경우 국회법상 교섭단체 의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데, 통합진보당은 13석으로 교섭단체 구성요건(20석)을 채우지 못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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