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째 맞은 카레·향신료 국제심포지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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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에 참석한 식품·건강식품·의학·약학 분야 관계자 500여 명이 연구 결과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왼쪽). 강황, 고추, 후추 등 각종 향신료가 전시됐다.

‘카레의 나라’ 인도는 세계에서도 치매 발생률이 가장 낮은 국가에 속한다. 인도인들의 치매 발병률은 미국인의 1/4 수준에도 못 미친다. 그 비결을 찾기 위해 카레와 향신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지난달 26일 열렸던 한국식품과학회의 ‘제3회 카레 및 향신료 국제심포지엄’에서는 노화, 비만, 전립선암, 당뇨와 같은 질환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카레의 다양한 효능이 발표되어 눈길을 끌었다.

의학 분야 6명의 세계적 석학들 발표

 이번 심포지엄은 ‘카레와 향신료의 의학적 적용’이란 주제로 열렸다. ‘의료용 식품으로서의 카레’ ‘강황 커큐민의 대사조절’ ‘카레와 향신료의 건강증진 효과’ 등 총 세 개의 세션에서 6명의 세계 석학들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 날 행사에는 식품뿐 아니라 약학 의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참가했다.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이들과 연구원, 대학교수, 학생 등 500명이 참석했다.

 성균관대학교 최한용 교수는 ‘커큐민의 전립선암 억제 효과’로 심포지엄의 서두를 열었다. 그는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커큐민의 뛰어난 항염 효과가 알려져 왔다”며 “최근 과학적 연구를 통해 보다 다양한 치료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커큐민이 전립선암 치료에 화학적 예방 물질 및 보조적인 치료 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연구 성과를 밝혔다. 커큐민은 강황의 뿌리줄기에서 추출된 노란 색소 성분으로, 아시아에서는 향신료와 약초로 널리 이용됐다. 카레의 성분으로도 잘알려져 있다.

 이어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서영준 교수는 향신료들의 항암, 세포보호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미국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 김기홍 교수의 ‘커큐민을 이용한 비만과 내장기능장애 간의 연결고리 조절’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비만이 되면 내장기능이 떨어지고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비알콜의존성 지방간에 잘 걸린다. 김 교수에 따르면 그 자체로도 비만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진 커큐민이 이런 내장기능 저하를 억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멀리 크로아티아에서 온 보스코빅 연구소의 트로셀리 박사도 건강기능을 높이는 향신료 성분들에 대한 자신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민경진 교수(인하대)와 조경현 교수(영남대학)가 각각 커큐민의 ‘노화, 방사선 손상을 회복시키는 효과’와 ‘당뇨, 동맥경화를 막아주는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기다렸다는 듯 객석에서는 질문이 터져 나왔고, 연구 결과를 두고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는 등 장내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카레머핀·강황증편·카레약밥 시식 코너 북적

 이 날 점심으로는 카레소스를 곁들인 안심스테이크와 카레 옥수수스프가 제공됐다. 뿐만 아니라 카레 시식 이벤트가 마련돼 카레쿠키, 카레머핀, 강황증편, 카레약밥, 카레그린샐러드 등 카레를 활용한 다채로운 음식을 직접 먹어볼 수 있었다. 참석자들은 요리 연구원들로 부터 직접 설명을 들으며 음식을 시식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그 동안 식품으로서만 인식되어왔던 카레가 의학적으로나 건강 증진 목적으로도 충분히 사용될 수 있음을 눈과 입으로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카레 및 향신료 국제심포지엄은 지난 2008년 처음 시작됐다. 특히 올해는 1969년 국내에카레를 처음으로 소개한 기업인 오뚜기가 후원했다. 오뚜기는 그 동안 삼성서울병원, 연세대, 성균관대 등 여러 대학과 꾸준한 연구를 하면서 국내외 카레 향신료 연구자들의 학문적 교류를 지원하고 있었다.

 오뚜기 이강훈 대표이사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카레와 향신료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뚜기의 지속적인 카레 연구 결과는 신제품 개발과 제품 개선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2월 출시된 건강기능식품인 ‘네이처바이’와 이달 선보인 ‘백세 발효강황 카레’가 그 결과물이다.

<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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