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이기업]경기방어 테마주, 농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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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의 가장 큰 숙제는 라면 내수시장에서의 성장성 한계 극복 여부. 농심의 전체 매출에서 라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나 된다. 따라서 내수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약화될 경우 지속적인 안정 성장을 구가하는 데 큰 문제가 발생한다.

농심(거래소:04370/ www.nongshim.co.kr)의 가장 큰 강점은 확고한 시장 지배력에 있다.

신라면과 새우깡을 간판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농심은 라면시장에서 65%, 스낵시장에서 31%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주력 제품인 라면은 경기 부침에 따른 영업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대표적인 대체식량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IMF 기간에는 오히려 판매가 늘어났을 정도.

농심의 해외진출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 회사는 최근 중국 심양공장을 완공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상해, 청도 공장과 함께 중국에 1단계 일괄 생산체제 구축을 완료했다. 인구 12억명의 중국은 세계 라면시장의 40%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이지만 현재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타 아시아권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소득 수준의 향상 추이에 따라 무궁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농심측은 오는 2002년 중국 매출 5천6백만달러를 달성,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이 처한 가장 큰 숙제는 성숙기에 진입한 라면 내수시장에서 어떻게 성장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농심의 전체 매출에서 라면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 특히 신라면 1개 아이템의 매출 비중이 30%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내수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약화될 경우 지속적인 안정 성장을 구가하는 데 큰 문제가 발생한다. 벌써 봉지면은 연간 3% 내외의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야간활동 인구 증가, 야외행사 관련 수요 증가 등으로 용기면의 매출이 큰 신장세를 보이고 있어 라면시장 전체적으로는 5∼6%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농심의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가격 인상만으로도 일정 규모의 매출을 늘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신제품 출시, 중국 등의 해외시장 판로 확충, 생수사업 등 신규사업 분야 진출을 통해 충분히 내수시장에서의 성장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농심의 영업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이익의 유보 규모도 지속적으로 확충되고 있다. 또 경상적인 고정비 투자도 대부분 내부자금으로 충당이 가능, 지난 2000년 6월 기준 차입금 2천3백억원에 현금성 자산이 2천2백억원에 이르는 양호한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 향후에도 대규모 투자 비용 부담이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2년 내 차입금 규모는 5백억원대 이하로 축소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금융비용 부담률이 1%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재무 안정성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 업체는 또 지속적인 시설자동화를 통한 원가율 하락과 함께 중국 투자의 일단락으로 추가 투자 부담 없이 차입금 축소가 가능해지면서 영업 외 흑자폭도 늘어나는 등 향후 2∼3년간 꾸준한 수익성 상승 요인을 보유하고 있다. 덧붙여 우량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고배당정책(전년도 25% 현금배당)을 실시, 결산기 배당 투자 메리트도 갖고 있다.

하지만 IT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주 중심의 시장 관심 고조로 농심의 주가는 한동안 소외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해 하반기 들어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경기 방어 테마주로 부상하면서 현재는 상당부분 주가가 회복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주력제품인 라면 시장의 성장 한계성에 따른 유보적인 가치평가로 5만원 수준까지 근접하다가 현재는 4만원 중반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의 신규 판로 개척과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가격 인상 등을 고려할 때 향후 2∼3년간 제반 재무지표 및 투자지표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기업가치와 관련한 긍정적인 전망을 토대로 향후 1년간 현 수준에서 60% 이상 추가 상승 여력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돼 목표주가 7만원에 매수 추천코자 한다.

권동진 이지리서치 애널리스트 (djkwon@er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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