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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북핵 대응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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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프랭크스 의원

미국 의회가 최근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강행과 3차 핵실험 가능성 등에 대응해 한국 내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0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전날 전체회의에서 서태평양 지역에 미군의 재래식 전력을 확대하고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2013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가결 처리했다고 전했다. 수정안은 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에게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등 호전적인 행동으로 동맹국들을 위협하는 것에 대응해 이 지역(한반도)에 핵무기를 전진 배치하는 방안의 실행가능성과 세부계획’ 등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공화당 소속 트렌트 프랭크스 의원이 발의한 이 수정안은 찬성 32표, 반대 26표로 가결됐다. 공화당 의원으로는 랜디 포브스 의원만 반대했으며, 민주당 의원 2명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프랭크스 의원은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중국에 대북협상을 도와달라고 요청했으나 중국은 핵 부품을 북한에 팔았다”며 “이제는 미래에 다가올 북한의 위협과 도발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체적인 억지력을 확보하고 동맹국들과 협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포린폴리시는 “북한이 계속해서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자 의회가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전술핵 재도입 고려를 주장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최근 발언을 소개하며 “미국은 1991년 조지 HW 부시 행정부 당시 핵무기 감축 선언에 따라 33년 동안 유지했던 전술핵을 한국에서 철수했지만 한국 정치인들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곤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 지지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바 있어 향후 미 의회의 대응 방향이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초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인 게리 새모어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기꺼이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즉시 새모어의 발언을 철회 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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