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휴대전화 사용 고민 해결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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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사용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해졌다.

“엄마! 휴대전화 사줘요. 우리 반에 나만 빼고 다 가지고 있어요”, “엄마, 이번에 신상(최신 유행) 휴대전화 나왔는데 바꿔줄 수 없어? 나는 구형이라 부끄럽단 말이야” 휴대전화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이처럼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휴대전화에 대한 올바른 사용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해진 이유다.

“휴대전화는 게임, 카카오 톡과 같은 각종 부가기능 등으로 자기통제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부작용이 크지 않을까 부모들이 걱정이 많습니다.” 서울중독심리연구소 김형근 소장은 “부모에게 이 같은 염려는 당연하지만 자녀에 대한 과도한 간섭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용주체인 아이 스스로 휴대전화에 대한 자기 주도성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음한방신경정신과한의원 유종호 원장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사용규칙을 정하고 이를 어겼을 때 받을 벌칙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몇 시 이후에는 휴대전화 전원을 꺼 놓는다든지 아니면 하루에 30분 이상 게임 같은 부가기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특히 사용시간을 정할 경우 처음부터 지켜진다기보다는 조금씩 개선해 나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김 소장은 “아이들은 자제력이 부족하다”며 “한 번에 모든 약속을 다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은 자녀와 갈등의 골만 깊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주도적 사용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손쉬운 방법으로 알람 시계를 추천했다.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약속시간을 설정한 후 알람음이 울리면 멈추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특성상 한 번에 말을 듣지는 않는다. 김 소장은 “처음에 말로 주의를 준 다음 두 번째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예컨대 “약속한 30분이 지났으니 이제 그만하자”며 아이의 어깨를 주무른다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손을 잡고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해 큰 소리로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존감을 상실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김 소장은 “아이 스스로 통제하는 경험을 성취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원장은 “휴대전화 무절제한 사용이 염려되면 필요만 기능만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요금제를 제한하고 불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휴대전화로 발생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기종 교체다. 갈수록 휴대전화의 사용주기가 짧아지고 눈을 뜨면 신제품이 쏟아진다. 김 소장은 “이런 욕구는 또래문화를 가진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현상”이라며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부정하지 말고 관심을 보여줄 것”을 조언했다. ‘친구 중에 누가가지고 있어?’, ‘맘에 드는 이유가 뭐야?’와 같이 자연스레 대화를 하면서 “지금 당장에는 힘들고 중학교에 올라가면 새로운 휴대전화를 사줄 테니 참아 보도록 하자”와 같은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이를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에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인다는 느낌과 함께 당장에는 힘들다는 현실감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글·사진=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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