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모드’ 이용한 무선인터넷 사이트 인기폭발

중앙일보

입력

올 연말쯤엔 무선 인터넷 가입자 수가 2천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일본은 유선에 비해 무선 인터넷 보급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때문에 무선 인터넷 전용 정보제공 사이트들이 새로운 e-비즈니스로 각광받고 있다.

일본을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지하철역 벤치에서 노트북 컴퓨터에 휴대폰을 연결해 웹 서핑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선 인터넷 분야보다 무선 인터넷 쪽이 앞서 있는 일본 사회에서는 데스크톱 PC를 이용해 인터넷을 하는 것보다 휴대폰이나 PDA 등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이 보편화 되어 있다.

일본의 데스크톱 PC 보급률은 29% 정도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일본의 가정집이 데스크톱 PC를 놓을 수 없을 만큼 공간이 좁아 보급률이 낮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이유야 어찌 됐든 일본에선 유선 인터넷보다 휴대전화, PDA, 가정용 게임기, 디지털 텔레비전, 카 네비게이션, 디지털 카메라 등을 이용한 무선 인터넷 분야가 유선에 비해 앞서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NTT도코모 i모드를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 수는 지난 8월 이미 1천만을 돌파했다. J-폰이나 KDDI와 같은 다른 경쟁업체를 포함하면 올 연말쯤엔 가입자 수가 2천만명을 초과할 전망이라는 소식이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인터넷 웹사이트 또한 데스크톱 PC용에서 차츰 무선 단말기로 옮겨 가고 있다. NTT도코모 i모드의 경우, 12월 현재 약 5백 개 사이트가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이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지도정보 제공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맵팬(http://www.mapfan.com) 사이트의 경우는 아예 무선 인터넷 전용 서비스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새로운 개념의 포털 사이트가 서비스를 시작, 화제를 모으고 있다. i모드 단말기, 메일 단말기, 가정용 게임기를 이용한 무선 인터넷 전용 사이트인 가부리(http://www.gaburi.com)가 바로 그것이다.

가부리는 모바일용 브라우저 개발 기술에 있어 일본에서 약 80%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주식회사 액세스(http://www.access.co.jp)가 무선 인터넷 단말기를 이용해 최적의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사이트다.

물론 지금까지도 무선 인터넷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 사이트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콘텐츠가 각각의 단말기에 최적화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콘텐츠 제공업자(CP)나 서비스업자는 이용자들에게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다. 가부리 사이트의 특징이 바로 여기에 있다.즉, 최적화된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를 무선 인터넷 단말기를 통해 제공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올 6월부터 15개 사이트가 참가하여 가정용 게임기(드림케스트)나 i모드 단말기, 메일 단말기 등의 복수 단말기로도 콘텐츠 서비스가 가능토록 했다. 데스크톱 PC에서도 가능함은 물론이다.

10월 현재 가정용 게임기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이트는 39개, 메일 단말기용 사이트는 8개, i모드 단말기에는 23개 사이트가 참가하고 있다. 현재는 수작업을 통해 이 사이트의 콘텐츠를 각각의 단말기에 적합한 형식으로 교환하고 있지만 올해 내로 자동으로 변환 처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회원 모집에서도 일본 내 모바일용 브라우저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액세스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다는 전략이다.

또한 참가 사이트와 연계를 통해 대규모의 프로모션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02년 3월까지 1백50만, 2003년까지는 5백만명의 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가부리의 주 수익원은 광고. 하지만 내년 3월에는 쇼핑몰까지 오픈, 지금까지 닷컴기업들이 고민하고 있는 수익모델 측면에서도 내실을 다져나간다는 계획이다.

IMT-2000 사업자 선정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국내에서는 아직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업체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PC 데이터를 PDA나 휴대폰에 연결해 볼 수 있는 동기화 기술이 각광을 받으면서 서서히 무선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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