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한 주한 외국기업 경영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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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주한 외국기업들이 올해 빼어난 영업 실적을 올렸다. 이들의 성공적인 기업 경영에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 공격적인 마케팅과 투자로 시장 확대〓BMW코리아는 외환위기 이후 다른 수입차 판매업체가 소극적인 마케팅을 할 때 오히려 과감한 판촉 활동을 벌였다.

1998년 3백여대를 판매한 BMW코리아는 부산.대구.청주 등지에 전시장을 새로 만들고 광고를 늘렸다.

그 결과 올해는 1천6백여대를 팔아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40%로 높였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커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며 "수입차 하면 가장 먼저 BMW를 떠올릴 만큼 인지도를 확보한 것이 가장 큰 성과" 라고 말했다.

영국계 은행인 HSBC도 공격적인 투자로 성과를 올렸다. 98년 11월 소매금융을 시작한 HSBC는 올해 3개 지점을 신설하는 등 지점을 늘린 결과 올해 수신이 작년의 3.5배로 불어났다.

98년 7월 적자였던 삼성중공업 건설기계 부문을 인수한 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2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자해 올해 흑자로 탈바꿈시켰다.

최근 굴삭기 신모델을 잇따라 개발한 데 힘입어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20%, 수출은 30% 늘렸다. 지난달 무역의 날 행사 때 2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 토착화 전략으로 고객 유인〓생활용품 회사인 한국P&G는 올 여름 한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국내에서 개발한 생리대 '뉴 위스퍼 그린' 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소나무 재질 흡수지를 이용해 생리 냄새를 없앤 이 제품은 동남아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또 97년에 인수한 쌍용제지의 기저귀 제품인 '큐티' 의 아시아 지역 수출도 늘려 올해 6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외식업체인 T.G.I 프라이데이즈는 국내 고객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로 승부를 걸었다.

특히 주문을 받을 때 종업원이 무릎을 꿇어 눈높이를 맞추는 '퍼피 독(puppy dog)' 서비스는 해외 체인업체에 전파되었다.

올해 5개 매장을 신설해 모두 17개 점포를 갖췄으며,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57% 늘어난 6백여억원을 기록했다.

한국3M은 컴퓨터 보안기 등 광학제품의 조립기지를 국내로 이전하면서 제품 가격을 낮췄다.

그 결과 올해 광학제품 부문의 매출이 지난해의 2.4배인 7백억원으로 늘었다. 회사 전체 매출도 지난해보다 37% 증가했다.

◇ 사회봉사활동으로 이미지 관리〓제일생명을 인수하면서 국내에 진출한 알리안츠제일생명은 최근 3억원을 들여 '올해를 빛낸 한국인상' 을 제정했다.

이와 함께 이미지 광고를 꾸준히 한 결과 보험료는 지난해보다 21%, 총자산은 9% 늘렸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인 한국컴퓨터어소시에이트(CA)는 한국복지재단과 손잡고 남북이산가족을 찾는 인터넷 사이트(http://www.reunion.co.kr)를 구축했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성장한 4백50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직원 1인당 매출액이 5억원이 넘을 정도로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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