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과 출판산업에 대한 포럼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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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이후 `제4의 문서매체''라고 불리는 전자책의 개념을 정립하고 국내 출판계의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포럼이 27일 개최돼 출판계 안팎의 관심을 끌었다.

이정춘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사간동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디지털 시대, 한국 출판 변해야 산다''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출판시장은 점차 전자책 쪽으로 무게가 실리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종이책이 전자책에 의해 대체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진화적 공존''의 의미로 이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따라서 `전자책은 있다, 없다'' 식의 논의는 무의미하며 이같은 논의방식은 현실을 무시한 감성논리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동안 종이책과 전자책간에 형성돼 온 대립구도를 상생의 논리로 극복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어 출판산업의 방향에 대해 "인터넷과 신문, 방송, 정보통신이 융합하는 멀티미디어 시대는 퓨전의 시대이며 출판산업도 인터넷과의 퓨전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며 "그러나 퓨전이란 A와 B를 단순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창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종수 한국출판연구소 상임위원은 전자책이 책을 소량 다품종화함으로써 `출판의 신 르네상스''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지적,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은 "콘텐츠의 온라인 유통이 안정화된다면 지금까지 출판을 어렵게 하던 유통과 마케팅 비용이 대폭 줄어들면서 수익모델 창출이 훨씬 쉬워져 판매부수가 적어도 생산과 판매가 가능해지는 혁명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전자책의 시장과 활용은 바로 이런 면에 있으며 스티븐 킹의 소설같은 대량 판매용보다는 오히려 학술전문 출판사들조차 외면하는 학술 콘텐츠가 인터넷상의 전자책 출판으로 성공한 예들이 이미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포럼은 주제 발표 이후 토론으로 이어졌으며 토론자로는 김선태 북토피아 기획실장, 박윤규 성공회대 유통정보학과 교수, 이용준 신구대학 출판미디어과 교수, 정연금 영진닷컴 매뉴얼 사업본부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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