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크놀로지 잡지도 경영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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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제를 대표하는 하이테크업체들의 긴축 경영으로 테크놀로지 전문잡지들까지 경영난에 휘말리고 있다. 26일 유에스에이 투데이에 따르면 연초만해도 비즈니스 2.0, 인더스트리 스탠더드, 레드 헤링 등 내로라하는 테크놀로지 전문지들은 부피가 두툼했으나 지금은 여객기 좌석 파우치에 들어갈 만큼 얄팍해졌다는 것이다.

이들 잡지가 부피를 줄인 것은 전체 광고수입의 약 20%를 차지하는 닷컴(dot-com)업체들의 광고가 최근 몇개월간 사라졌기 때문.잡지사 간부들과 전문가들은 수십개의 닷컴기업들이 재정난 등으로 문을 닫고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폭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앤드루 렉키 UC(캘리포니아주립)버클리대 교수는 "테크놀로지 잡지들이 로켓처럼 잘 나갔으나 현재는 타격을 입고 있다"며 "기술주만큼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경제가 냉각됨에 따라 대형 기술업체들의 12월 및 내년 1월호 잡지 광고비 지출은 감소해왔다. 레드 헤링의 로스 세틀스 마케팅책임자는 "모든 잡치들처럼 우리도 총체적인 침체국면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광고수입이 줄자 비즈니스 2.0과 인더스트리 스탠더드는 월간 부록물을 대폭 줄였으며 레드 헤링 모회사는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 10월이후 전체직원의 15%인 54명을 해고했다.

비즈니스 2.0의 제임스 데일리 편집장은 "우리는 시속 190마일에서 110마일로 속도를 늦추고 있으나 아직까진 건재하다"고 말했다. 광고시장조사업체인 애드스코프는 올들어 지난 11월까지 광고매출이 인더스트리스탠더드 1억600만달러, 비즈니스 2.0 5천900만달러, 레드 헤링 5천200만달러로 추산했다.

한편 올 연초 두각을 나타냈던 10여개의 인터넷 및 신경제 잡지들은 지금 생존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업계 일각에서는 합병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레드 헤링과 같은 일부 잡지는 고급승용차나 보석 광고를 게재하는 등 광고대상을 일반 소비자상품쪽으로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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