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카페·놀이방·텃밭 … 725억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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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삼각산 재미난 마을’은 강북구 우이동·인수동·수유3동 일대 주민들이 만든 마을 공동체다. 1998년 시작한 공동 육아가 발전해 지금은 주민 600여 명이 참가하는 마을 공동체 사업으로 확대됐다. 각종 프로그램이 열리는 마을 사랑방 ‘재미난 카페’와 ‘마을 배움터’, 음악으로 소통하는 ‘재미난 밴드’, 주민들이 함께 만들고 보는 ‘마을극장 우이동’ 등이 주민들의 자랑거리다.

 #2=‘성대골 마을’은 동작구 상도 3, 4동 일대 주민들이 만든 마을 공동체다. 지역 단체였던 ‘희망동네’가 2009년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면서 다양한 공동 활동이 시작됐다. 최근에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성대골 절전소’도 설치했다. 이는 가정별로 절약한 에너지를 합산해 눈으로 확인하는 운동이다.

 #3=성북구 삼선동 300번지 일대의 ‘장수마을’은 60∼70년대 풍경을 간직한 166채의 낡은 집들이 모여 있다. 2004년 재개발 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여건이 좋지 않아 중단됐다. 대신 2008년 주민들이 연구 모임을 만들고 ‘마을 목수’를 중심으로 지역 내 빈집 리모델링과 집수리, 골목디자인 사업을 하면서 마을을 함께 꾸며가고 있다.

 서울시는 이처럼 주민이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마을 공동체 사업을 지원하고 나섰다. 시는 올해 4개 분야 35개 사업에 걸쳐 총 725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마을 공동체 지원사업’을 2일 발표했다. <표 참조>

 주민들이 스스로 운영 중인 마포구 성산동·연남동·서교동·망원동 일대의 ‘성미산 마을’은 일자리도 만들어 내고 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마을 기업 육성을 위해 올해 93억원을 투입한다. 이와 함께 주민들이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 공동으로 텃밭을 조성하거나 옥상 농원을 만드는 사업에 24억원을 지원한다. 마을의 문화 공동체 조성을 위해서는 마을 예술창작소 조성(50억원), 마을 숲 가꾸기(30억원), 마을 북카페 조성(20억원) 등의 사업을 지원한다.

 시는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아파트나 상가지역·한옥 지역 등 마을별로 맞춤형 지원을 할 예정이다. 조인동 서울시혁신기획관은 “아파트 주민 간 커뮤니티를 마을 공동체로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적 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번 마을공동체 사업이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추진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조 기획관은 “뉴타운 사업이 낙후 지역을 재개발하는 사업이라면 마을 공동체는 인간 관계망 형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공동체=서울시 조례에 ‘주민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고, 상호 대등한 관계 속에서 마을 일을 주민이 결정하고 추진하는 주민자치 공동체’로 정의돼 있다. 경제·문화·복지·환경 등을 토대로 연결된 사람들의 관계망이다. 행정구역상 최소단위인 ‘동’보다 작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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