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만 넣는 곳 옛말, 주유소 '대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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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SK 여의도 주유소는 단순히 기름만 넣는 곳이 아니다.

주유소 한 쪽에 경정비점을 비롯해 스파게티 전문점과 SK텔레콤 대리점.여성의류점까지 입주해있다. 주유소라기보다 깔끔한 휴식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각종 드라마와 CF의 촬영 장소로도 자주 등장하는 이 주유소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차를 타고 귀가하면서 들리는 쇼핑 장소이기도 하다.

내년 1월에 열 서울 강남의 반포 주유소도 주유소의 변신 추세를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 될 전망이다.

SK 측이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딜러 계약을 맺은 뒤 이 주유소의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5층의 대규모 차량 전시장을 만들고 있다.

정유업체들이 석유 판매외의 부대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주유소 공간이 단순히 휘발유를 넣는 곳에서 벗어나 생활편의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SK㈜는 0K마트라는 이름의 편의점을 현재 전국에서 1백50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계속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OK마트는 월별 할인행사, 계절별 기획행사 등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싼 값에 팔고 있다. OK마트는 지난 1998년 전국 편의점 가격 선호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었다.

1993년 시작한 SK 스피드메이트라는 이름의 정비서비스는 최근에는 차량 정비 뿐만 아니라 중고차 매매 등의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 1백여곳에 직영 가맹점이 있고 내년에는 3백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표준화된 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올해부터는 인터넷 예약 정비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스피드메이트는 최근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중고차 매매중개 서비스인 'encar' 의 거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SK㈜는 올 6월부터 온라인에서는 인터넷 중고차 중개 사이트인 엔카닷컴(www.encar.com)을 열고, 오프라인에서는 스피트메이트 중 10여곳을 중고차 정밀진단과 판매.구매자간 만남의 장소로 지정했다.

또 SK㈜가 주유소내 스넥바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면서 전국 SK주유소에는 스파게티 전문점 스파게띠아.샌드위치 전문점 스코티쉬 등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이와함께 한진택배와 제휴해 수도권 2백30여개 주유소에서는 택배서비스도 실시 중이며, 20여개 주유소는 농협과 제휴, 농협 쌀을 판매하고 있다.

SK㈜는 주유소 고객용 엔크린 보너스 카드와 계열사의 카드인 011, TTL카드를 소지한 OK캐쉬백 회원을 인터넷으로 끌어 들여 올해초 OK캐쉬백 닷컴을 만들었다.

SK 측은 앞으로 인터넷을 활용해 주유소를 생활의 모든 것과 연결해주는 LMC(local multi-media center)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SK㈜ 박철규 고객사업개발부문장은 "인터넷 사업이 자리를 잡게 되면 SK는 단순히 주유소를 통해 석유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의류.식품 등 무엇이든 팔 수 있는 마케팅 회사로 대변신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LG칼텍스정유도 주유소내 편의점 사업과 정비서비스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는 조이마트라는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데, 현재 전국적으로 1백60여 곳이 성업 중이다.

또 오토 오아시스란 이름으로 전국 주유소 6백곳에서 정비서비스 사업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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