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복지공약 검증하는 기사 실어주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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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호 30면

일요일 아침 중앙SUNDAY를 받으면 1면을 본 다음에는 나도 모르게 S매거진의 맨 뒤를 펴본다. 김상득씨의 ‘인생은 즐거워’를 보기 위해서다. 오늘 아침은 또 무슨 이야기로 나를 기쁘게 할 건지 궁금하다. 지난주 ‘밥 앞에 평등’도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그 다음 신문의 제목들을 대충 훑어보고 나서 펼치는 데가 ‘와이드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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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한강 철책을 걷어내는 사진을 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함께하는 강변의 평화로운 ‘자유로’는 상상만 해도 좋다. 그런데 ‘휴전선 철책도 걷어냈으면’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걸렸다. 아무리 첨단장비를 활용해 대비했다고는 하지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핵실험 징후에 노골적으로 대남 협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표현은 아무리 ‘열린 보수’를 지향하는 일요신문이라지만 좀 너무 나간 것 같았다.

사진 얘기가 나온 김에 지나간 일이지만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다. 2월 26일자 1면의 ‘3차 남북 비핵화 대화 기대’라는 제목과 함께 실린 사진이다.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임성남 6자회담 수석대표가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다. 두 대표의 키 차이가 워낙 나서 그런지 미국 대표가 임 대표의 어깨를 두드리는 듯해 매우 자존심이 상했다. 정말로 사진을 그것밖엔 쓸 수 없었을까 궁금했다.

1면 ‘취임 6개월 맞는 박원순 서울시장’ 기사는 궁금증을 많이 풀어줬다. 알고 싶었던 돌고래쇼 중단 발표 뒷이야기, 그리고 박원순식 소통법이 갖는 장단점을 상세히 설명해준 게 돋보였다.

이번엔 선거 공약 이야기다. 이제 총선이 끝나고 대선에 관한 기사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여야의 누가 대선 후보가 되든 간에 경선에서부터 나올 핵심 공약 중의 하나는 ‘보편적 복지’가 될 게 분명하다. 총선 전엔 왜 이에 관한 분석기사가 눈에 띄지 않나 중앙SUNDAY를 매주 주시해서 봤다. 그러다 4월 7일자의 ‘김영욱의 경제세상’에서 ‘총선 이후 경제 어쩌나’ 하는 기사를 보니 반가웠다. 그러나 심층 분석이 아닌 일회성 논평에 지나지 않았다. 총선 때 여야에서 내놓은 포퓰리즘 복지공약을 모두 집행하려면 기존 복지예산 이외에도 5년간 최소 268조원 이상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대선 때는 얼마나 더 올라갈지 궁금하다.

내게도 손자가 있다. 우리 바로 다음 세대까지는 경제가 어떻게 버티어낼 수 있을지 몰라도, 그 다음 세대엔 유럽의 어느 나라처럼 보편적 복지가 가져올 국가 부도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모두 문제가 있다. 보편적 복지에 대해 무엇이 올바른 정책인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양측 모두 다음 세대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미래를 마련해주느라 걱정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접근하는 방법엔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중앙SUNDAY는 중국 자전거 여행 연재와 같은 새로운 기행문도 좋지만, 복지 역사가 오래된 유럽 국가들의 성공·실패사례와 함께 복지정책을 심층 분석한 연재기사를 대선 전까지 실었으면 좋겠다. 선거철에 독자들은 이런 정보가 실린 일요신문을 보고 싶어 한다.



장호근 전투조종사 출신 예비역 공군소장이며 정치학 박사다. 현재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및 한국독도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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