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물질 제거기술 국내 최초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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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 등 대기오염의 주범인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동신대 환경공학과 김조천(金朝天 41) 교수팀은 14일 지난해 4월부터 과학기술부에서 `전자빔 조사(照射)를 이용한 VOC 제어기술'' 개발용역을 받아 연구하다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 오는 19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Pacifichem 2000'' (태평양 연안 화학학회)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교수팀이 개발한 방법은 인위적으로 만든 전자빔을 쏘여 벤젠과 톨루엔, 에틸 벤젠 등 유해물질을 분해하는 전자빔 조사법(照射法).

VOC는 분자구조가 긴 특징이 있으며 가속기를 통해 인공적으로 만든 100만V에 달하는 강력한 에너지원이 분자구조를 잘게 부수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 기술은 보통 분자구조는 유해한 물질일수록 길고 무해한 경우 짧다는 원리를 활용한 것으로 VOC물질의 90% 이상을 제거하는 효과를 거뒀다.

대기 오염과 오존 농도 증가의 주범인 VOC는 현재 도장(塗裝)산업과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는 암을 유발하는 매우 유해한 물질이지만 효과적인 처리방법이 없어 고민거리였다.

기존 열산화법과 촉매산화법, 흡착법 등은 높은 유지비에 다양한 물질과 많은 용량을 처리하기 어려운데다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해 외화유출 부담 등 한계가 있다.

김교수팀의 전자빔 조사법이 실용화될 경우 대기오염의 획기적 감소와 외화절감 등 큰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이 기술은 시설비가 적고 폐수처리시설이 필요 없으며 설비의 수명이 길고 유해성분을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장점과 처리과정에서 첨가재 투입 등으로 요소비료 등 부산물을 얻을 수도 있다.

김교수는 "VOC 처리기술은 독일과 일본 등에서 시도는 했으나 아직 개념단계에 머물고 있는 수준"이라며 "이번 전자빔 조사법 개발로 VOC를 저비용으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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