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주가 하락 불구… 국내는 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반도체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 주가는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반도체 가격 약세에도 국내 반도체 주가가 오른 것은 악재가 충분히 반영된 때문이라며 내년 2~3분기께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주가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악재에 대한 내성 강화〓지난 11일 미국 현물시장에서 1백28메가D램 반도체 가격이 7달러대로 주저앉는 등 반도체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64메가D램 현물 가격도 3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전세계 반도체 주식이 상승한 것은 현재의 반도체 가격이 바닥권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3달러대의 64메가D램은 반도체 업체들의 수익 분기점이어서 추가 하락이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6.2%나 하락했음에도 13일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각각 8.0%, 2.8%씩 상승한 것은 국내 반도체 주식이 세계적으로 낮게 평가됐다는 인식이 뒷받침된데 따른 것이다.

◇ 상승 가능성에 무게〓PC시장의 55%를 차지하는 기업용 PC가 Y2K(2000년 인식 오류) 대비를 위해 1998년 하반기부터 교체됐다. PC의 교체 주기가 3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2001년 하반기부터는 PC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인텔의 펜티엄Ⅳ 프로세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2000 출시가 겹쳐져 1백28메가D램이 반도체 시장의 주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프루덴셜증권 한스 모제스먼 애널리스트도 CNN 인터뷰에서 "반도체주는 이미 바닥을 쳤으며 재고 물량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내년 2분기에 상승세를 완전히 회복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굿모닝증권 심용재 연구위원은 "정보통신업체들이 내년 하반기께 PC 교체에 나설 가능성이 커 반도체 경기에도 청신호가 켜진 게 사실" 이라고 말하면서도 "미국 경제가 경착륙을 한다면 반도체를 포함, 대부분 주식의 동반 하락이 불가피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