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네마 추천 금주의 개봉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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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극장가엔 어른들이 더 좋아할 만한 가족 영화 두 편이 동시에 걸린다. 짐 캐리 주연의 '그린치'와 클레이메이션 '치킨 런'이 바로 그 것. 공통점이라면 두 편다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재미있고, 유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린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딱 맞아 떨어질만한 한편의 동화다.

주인공 '그린치'로 분한 짐 캐리는 영화에서 온 몸이 초록색 털로 뒤덮인 모습을 하고 등장하는데 3시간이 걸린 특수분장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표정연기는 감추어지기 보다 오히려 빛을 발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따돌림당하던 그린치는 마음씨 착한 소녀 신디에 의해 후빌 마을 크리스마스에 초대된다. 그러나 결국 더 큰 상처와 분노를 갖게 된 그린치는 후빌의 크리스마스를 훔치겠다는 음모를 세운다.

'그린치'는 여러모로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떠오르게 한다. 그러나 '아폴로13','랜섬'의 론 하워드 감독은 팀 버튼식 기괴하고 독창적 상상력 대신 밝고 귀여운 판타지를 만들어냈다. 진정한 축제의 의미와 소외된 사람을 돌아보라는 친절한 메시지도 함께.

현재 상영중인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연속 4주 1위를 차지한 '그린치'는 '미션 임파서블2'의 흥행기록을 앞지를 것이 예상될 정도로 대히트를 기록중이다.

'치킨 런'은 '월레스&그로밋'의 아드만 스튜디오와 드림웍스가 함께 만든 클레이메이션이다.

이야기의 중심축은 '자유를 꿈꾸는 닭들의 반란'. 트위디 부부 양계장에 살고 있는 닭들은 진저를 필두로 매일밤 닭장밖의 자유를 위해 탈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번번히 실패한다. 양계장 주인 트위티가 '치킨파이' 기계를 도입해 위기에 빠진 그들 앞에 미국 수탉 록키가 구세주로 등장한다. 록키에게 나는 방법을 배우기로 한 치킨들은 강도높은 비행훈련을 시작한다.

'월레스'에 닭벼슬을 올려놓은 것 같은 형상의 점토로 빚은 닭들이 스크린안에서 떼지어 움직일 때, 그 생동감은 경이로울 정도다. 더욱이 이것이 1초당 24장면의 정지된 동작이 필요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고, 원근감 표현을 위해 같은 모양의 닭을 다른 크기로 만들어 총 4백마리가 넘는 모델을 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본다면 더더욱 감탄스러워진다.

또한 멜 깁슨이 미국 수탉 록키로 특별 출연, 친숙한 목소리 연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박진감 넘치는 비행연습, 암탉들의 댄스파티, 치킨파이 기계속에서 벌어지는 진저와 로키에 필사의 모험을 함께 하다보면 그 기발한 상상력과 유쾌함에 자기도 모르게 즐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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