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전문지 편집장이 주목한 책 10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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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서여, 안녕(김종광 지음, 문학동네, 8천원) 〓능청스러운 입담이 돋보이는 신예 작가의 첫 창작집. 제2의 이문구라는 입소문에 걸맞은 '부족 방언' 이 구사된다. 부박하기 짝이 없는 시대에 이런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올해의 소득이다.

◇ 니체가 뒤흔든 철학 100년(김상환 외 지음, 민음사, 1만8천원) 〓20세기가 프로이트와 막스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니체의 시대가 될 것이다. 니체 사망 1백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 책은 니체의 삶과 사상을 더듬어볼 기회를 제공한'됐다.

◇ 근대의 그늘(김동춘 지음, 당대, 1만3천원) 〓한국 근대사회의 그늘진 모습인 국가폭력.탈규범.가족주의 등을 역사적 특수성을 통해 설명, 사회학과 역사학의 훌륭한 만남을 이뤄냈다. 구체적 삶과 직결된 대상을 역사와 관계지으며 설명하고 고뇌하도록 한 점에서 살아 숨쉬는 학문의 표본을 보여준다.

◇ 굿바이 구텐베르크(김정탁 지음, 중앙일보 새천년, 1만2천원) 〓근대적 패러다임을 용도폐기하고 나타나는 문명의 새 계절에 대한 신뢰할 만한 미래 예측서. 주로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중심으로 서술'하지만, 동시에 기업경영.리더십 등의 사안에도 암시를 준'했다.

◇ 문화읽기-삐라에서 사이버문화까지(고길섶 외 지음, 현실문화연구, 1만5천원) 〓1990년대 후반기에 발표된 문화비평의 주요 성과를 한데 모은 엔솔로지. 디즈니 만화영화에서 포르노그라피까지', 사이버공간의 문화에서 청소년의 하위문화까지' 우리 시대의 문화 현상을 매혹적으로 읽어낸 성과다.

◇ '역사란 무엇인가' 를 넘어서(김기봉 지음, 푸른역사, 1만5천원) 〓이제 더 이상 교양도서목록에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를 추천할 수 없다. 카의 모더니즘 역사학을 비판하고, '아래로부터의 역사학' 을 주창한 포스트 모더니즘 역사학을 깊이 있게 설명했다.

◇ 유전자가 세상을 바꾼다(김훈기 지음, 궁리, 7천5백원) 〓생명공학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을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소개한 교양서. 생명공학의 개념을 평이하게 풀어 설명했고, 각 주제별로 생명공학의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밝히는데 성공했다. 균형감각이 돋보인다.

◇ 접힘과 펼쳐짐(이정우 지음, 거름, 1만2천원) 〓 '철학의 대중화' '대중의 철학화' 운동의 맨 앞자리에 서 있는 지은이의 강의록. 라이프니츠의 자연철학과 프랙탈론.급변론.카오스론 등의 현대과학, 그리고 '주역' 의 '계사전' 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새로운 사유체계를 훌륭하게 서술했다.

◇ 책세상문고 시리즈(책세상, 각 3천9백원) 〓 우리 시대의 지적 쟁점에 대해 도전적인 담론을 펼치고 있는 문고본시리즈. 30~40대 소장학자들이 생산적인 논쟁을 유도하는데 부분적인 성공을 거뒀다.

◇ 한국생활사박물관 시리즈(편찬위원회 지음, 사계절, 각 1만5천원) 〓 '생활사' 라는 프리즘으로 우리 역사를 새롭게 조명했다. 전체 15권으로 기획됐는데, 현재 '선사 생활관' 과 '고조선생활관' 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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