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으로 가 본 스위스 국제학교 여름 캠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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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해외 체험학습캠프도 ‘융합’이 대세다.

중앙일보미디어플러스가 마련한 ‘스위스 국제학교 여름캠프’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스위스를 9일간 여행하며 세계사 지식을 쌓고, 스위스의 컬리지 드 레만(College du Leman, 이하 CDL)에서 3주 동안 영어수업을 듣는다. 초등학교 6학년생의 스위스 국제학교 체험기를 가상으로 구성해봤다.

전민희 기자

컬리지 드 레만의 카페테리아 앞에서 학생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 타임트리해외교육컨설팅]

7월 13일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 스위스 국제학교 여름캠프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프랑스행 비행기를 탔다. 나를 포함해 초등 1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 모두 10명이다. 오리엔테이션 때 서로 얼굴을 익힌 터라 어색하지는 않았다.

 ‘알찬 해외캠프가 없을까?’ 고민하던 중 엄마가 중앙일보 ‘강남 서초 송파&’ 4월 12일자 1면에 실린 스위스 캠프 참가자 모집 광고를 보여줬다.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영어 공부는 물론 다양한 문화·스포츠 체험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끌렸다. 엄마는 대학생 멘토가 모든 일정에 동행하므로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나는 스위스 캠프 참가를 결정하고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영어실력 향상, 세계사에 흥미 갖기, 외국 친구 사귀기.

 ‘목표 달성을 위해 캠프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비행기가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우리 일행은 7월 14일부터 프랑스·이탈리·스위스에 있는 세계적인 유적지 탐방에 나섰다. 처음 방문한 곳은 베르사이유 궁전이었다. “베르사이유 궁전은 국왕의 권위가 강했던 절대왕정 시대에 만들어진 ‘사람 중심’의 건축물입니다.” 출국 전에 들었던 ‘한태희 사회탐구교실’의 수업내용이 떠올랐다. 캠프 참가자들이 유럽 역사의 흐름을 짚을 수 있도록 로마시대부터 프랑스혁명까지 4시간 동안 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이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두오모 성당을 방문했을 때 높이 솟은 뾰족한 탑과 둥근 천장, 오색찬란한 색유리 장식을 보며 ‘신에게 잘 보이고 싶은 중세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한 건축물’이란 걸 알 수 있었다.

9일 동안의 여행을 마치고 22일 스위스 CDL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제네바 호수 옆에 있는 CDL은 제네바 도심에서 8㎞ 정도 떨어져 있다. 1960년 국제도시 제네바로 몰려오는 각국 외교관·기업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설립됐다. 영어·프랑스어 중에서 학생이 선택하는 언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한국 학생들은 모두 영어수업을 신청했다.

 나는 어학 테스트를 거쳐 8개 레벨 중 3레벨에 배정됐다. 정규수업을 하는 한 반의 정원은 10명이다. 수업은 토론 중심이었다. 우리 반에서 한국 학생은 나 혼자였다. 러시아·영국·일본·케냐·프랑스 등 각국 학생들과 함께 공부했다. 같은 반 학생들과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레 생활영어를 익힐 수 있었다. 영국인 강사는 학생들의 발음 교정과 어휘 공부에 신경을 썼다. 또 ‘굶는 아이를 위해 도둑질을 하는 엄마의 행동은 정당한가?’ 같은 주제를 제시, 학생들끼리 자유롭게 토론하게 했다.

 스위스 캠프의 하루는 보통 오전 8시30분 시작했다. 오후 3시까지는 영어교육 위주의 정규수업이 진행된다. 이후엔 다양한 체험활동인 ‘액티비티’를 한다. 이땐 다른 반 학생 10명과 한 팀을 이룬다. 나는 호주·중국·뉴질랜드 학생들과 함께 액티비티에 참가, 호흡을 맞추고 땀을 흘렸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양궁과 암벽타기·자전거·골프·호신술·카약 등 여러 종목을 돌아가며 배운다. 반마다 짜여진 프로그램은 조금씩 달랐다. 한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종목이 많아 액티비티 시간이 기다려졌다.

 어느 날 독일에서 온 동갑내기 친구 파울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팬이라며 ‘박지성’에 대해 물었다. 우리는 1시간 넘게 축구 얘기를 했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를 놓고 독일인과 영어로 대화하는 게 신기했다. 그러면서 ‘Glaring(두드러진)’ ‘Footwork(발놀림)’ 같이 평소 쓰지 않던 고급 어휘도 익힐 수 있었다. 이곳에서 배운 어휘와 문장 구성력은 귀국 후 영어 발표수업 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파울과 e-메일을 주고받으며 축구 얘기를 하기로 약속했다. 더 많은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자주 얘기하다 보면 영어실력은 자연스레 나아질 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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