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하나금융그룹)이 눈물을 닦고 일어섰다. 1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카폴레이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인경은 밝은 표정으로 나섰다. 그는 “다시 경기할 수 있어 매우 흥분된다. 특히 하와이에서 플레이하는 건 언제나 기분이 좋다. 지난 2주 동안 연습을 줄이고 많이 쉬었다. 현재 컨디션이 매우 좋다”며 경기에 나서는 소감을 밝혔다.
김인경은 지난 2일(한국시간) 끝난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한 뼘 반짜리 퍼트를 놓쳐 다 잡은 우승을 놓쳤다. 골프 사상 가장 아쉽고 가슴 아픈 실수 중 하나로 꼽힌다. 커다란 상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김인경은 훌훌 털고 나왔다. 그는 “그 순간을 떨쳐 버리는데 며칠이 걸렸다. 메이저 챔피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날려 많이 아쉽고 속상했지만 우승보다 더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걸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김인경은 또 크래프트 나비스코 경기 직후 속상한 마음을 이끌고도 기자들의 질문에 충실히 답하는 성의를 보여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줬다. 이에 대해 그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다. 그날 나를 응원해 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 했다. 그들 없이 우리는 이런 멋진 기회를 매 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며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골프는 내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스포츠”라고 말했다.
김인경은 19일 오전 4시 5분(한국시간) 롯데 챔피언십 1라운드에 폴라 크리머, 스테이시 루이스(이상 미국)와 함께 출전한다. 지난 날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그의 두 손에 또 한번 세계의 눈이 모아지고 있다.
J골프가 19일 오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1라운드 경기를 생중계한다.
오세진 기자 sejin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