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기업 체감경기 28개월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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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와 수출전망을 포함해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가 급속히 악화돼 98년 8월 이후 28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업종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 실사지수(BSI) 동향을 조사한 결과, 12월 BSI(전달 기준 100)가 68로 나타나 전달에 비해 경기가 크게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12월 BSI는 98년 8월에 66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것이며 지난 7월과 8월 연속 91을 기록했던 BSI는 지난 9월 105로 한때 호전되기도 했으나 10월 92, 11월 81 등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계절조정 BSI는 71.3으로 크게 떨어져 7월부터 6개월 연속 100 이하를 기록했다.

월별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전달보다 호전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100 이하면 전달보다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2월 체감경기가 악화된 것은 금융불안에 따른 자금경색 심화, 기업 채산성 악화, 소비심리 위축, 금융.기업 구조조정 등 경제전반에 걸친 불안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분야별로는 내수 BSI가 85.6을 기록해 98년 8월의 7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 내수 경기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수출 BSI도 91.3으로 지난 11월의 99.5에 이어 2개월 연속 100 이하를 기록, 99년 2월 이후 상승세를 유지해 온 수출전망이 어두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나 비제조업 가릴 것 없이 체감경기가 악화돼 음료와 의복, 조선, 정보통신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BSI가 100 이하로 나타나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의 자금 사정 BSI는 84.5로 금융시장 불안과 매출둔화 등을 반영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으며 투자집행 BSI도 86으로 떨어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제조업 재고 BSI는 115.3으로 올들어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채산성 BSI는 80.7을 기록해 유가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 등으로 기업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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