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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포털 독점 현상 심각 … 웹상에서 공정 경쟁 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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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곽승준

네이버의 포털 독점 현상과 뉴스 선정성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놓고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위원장 곽승준)가 주최하는 제5회 ‘곽승준의 미래토크’에서다. 토론회는 16일 서울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렸다. 토론은 200여 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인터넷포털 절대권력인가, 착한 플랫폼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곽 위원장은 “글로벌 인터넷 산업으로 진화하기에 앞서 일부 대형 포털을 중심으로 짜여있는 우리 인터넷 생태계를 진단하고 건강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토론회 목적을 소개했다.

 먼저 네이버 독과점의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패널로 참석한 임종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0년 전만 해도 포털 콘텐트는 신문사의 뉴스 외에는 없었다”며 “네이버가 자신의 포털 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도록 운용해온 시간이 지속되면서 웹상에서 공정 경쟁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조400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률 45%를 기록해 MS의 38%, 구글의 33%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임 교수는 저널리즘 측면에서 네이버의 선정성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네이버가 지식·정보·사회적 의제를 볼모로 사용자를 붙들고 있다. 현재와 같은 뉴스 유통 구조가 지속되면 언론사는 고품질의 뉴스를 만들어도 선정적 카피 하나에 무너지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콘텐트 제공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색의 중립성·투명성 문제 역시 이슈였다. 곽 위원장은 “검색어 순위 랭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혹을 갖고 있지만 네이버 측은 기업 비밀이라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최근에는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한 국회의원이 네이버 측에 강력히 항의하자 해당 의원의 이름이 검색어 순위에서 사라진 사례가 있었다. 구글의 경우 꽃배달 검색 상위에 랭크되는 방법이 공개돼 있지만 네이버는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구글도 검색 과정을 100% 공개하지는 않는다”며 “일반인에게 무의미한 검색 결과를 다수 포함하는 문제를 어떻게 막고 필요한 결과를 내놓을지 꾸준히 고민하면서 검색 품질이 높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해법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임 교수는 “인터넷 실명제법이 규제 비용만 높인 사례가 있고, 규제가 생긴다 해도 버틸 수 있는 기업은 네이버 밖에 없다”며 “규제할 부분과 탈규제할 부분을 면밀히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다른 나라에 없는 잘못된 규제를 하는 것은 문제지만, 그렇다 해도 하나의 업체가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것은 생태계 측면에서 문제”라며 “규제를 한다면 인터넷업계의 약자들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획일적 규제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1월부터 시작된 ‘곽승준의 미래토크’는 스마트 정보기술(IT) 세계, 청년실업, 교육개혁, 게임문화와 게임산업 등을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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