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중간고사 앞둔 중·고교 1학년 내신 공부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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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치르게 되는 2015학년도 고교입시부터 중학교 전 학년의 내신을 반영한다. 2014학년도 수능시험에선 교육과정 내용에 맞춰 수준별로 치르는 A·B형 선택형 수능시험제도가 도입된다. 내신성적이 상급학교 진학에 끼치는 영향은 더욱 커졌다. 중·고교 첫 중간고사를 앞두고 있는 1학년 학생들은 바짝 긴장해야 할 때다. 중·고교 선배들과 전문가들에게 중·고교 첫 중간고사대비법을 물었다.

김형중군 “반복 또 반복뿐입니다. 내신 공부는 아는 내용이라도 지겨울 만큼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꼼꼼함이 핵심이죠.” 김형중(서울고 2)군의 1학년 평균 내신 성적은 1.5등급. 내신 경쟁이 치열해 고난도 문항이 종종 출제되는 서울 강남 학군에서 이런 성적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공부해 이룬 성과다.

 그 비결을 묻자 “습관”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군은 “내신 공부에 있어 특별한 비법은 하나 뿐”이라며 “방심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부를 하다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생각에 한 순간 방심하게 된다”며 “수업 중 선생님의 말 한 마디, 필기 한 줄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수 차례 반복하고 점검하면서 공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군은 내신대비를 위해 시험 전 4주 동안의 학습시간표를 짠다. 이 때 4가지 원칙을 준수한다. ▶일정 간격을 두고 반복될 수 있도록 과목을 교차해 배치한다. ▶평일 때 했던 공부를 주말에 다시 복습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분한다. ▶한 주 전 공부를 다음 주 주말에 다시 한번 복습한다. ▶시험 직전에는 시험을 보는 역순으로 과목을 차례대로 마무리 정리한다. 김군은 “이렇게 시간표를 구성하면 과목마다 5~6번을 반복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 “볼 때마다 핵심개념과, 다시 살펴봐야 할 단원을 표시해두면 반복해 볼 때 시간이 단축되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 볼 수 있어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방식으로 김군은 1학년 첫 중간고사 대비 계획표를 마련했었다. 시험 4주 전 평일엔 국어·영어를 번갈아 2회씩 정리했다. 그 주 주말엔 평일에 했던 국어·영어 단원을 다시 복습한다. 3주 전엔 사회·과학을 정리한다. 이어지는 주말엔 평일에 했던 사회·과학을 복습하고, 그 전 주에 공부했던 국어·영어를 한 차례 다시 공부했다. 이렇게 평일과 주말이 이어지고, 그 전 주와 다음 한 주의 공부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반복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분했다.

 김군은 “수학은 시험 직전 반짝 공부로 성적을 올리기가 힘든 과목”이라고 지적했다. “평소 공부와 시험준비 기간 동안의 공부가 서로 체계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조절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수학은 요행을 바랄 수 있는 과목이 아니라는 뜻이다. 김군은 평일엔 90분, 주말엔 3시간씩 꾸준하게 수학을 공부했다. 이 공부 양을 시험 대비 4주 전부터는 절반 정도로 줄인다. 국어·영어·사회·과학 공부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대신, 양보단 질을 높인다.

 평소 수학 공부를 할 때 문제를 푼 뒤 4종류로 구분해 표시해둔다. ‘①계산실수 ②출제 의도를 파악 못한 문제 ③개념 적용을 잘못한 경우 ④손도 못 댄 유형’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후자 유형일수록 공부할 때 꼭 챙겨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 김군은 “평소엔 이렇게 문제를 구분해 놓고 시험 준비기간에 들어가면 ④→③→②→① 순으로 비중을 달리해 중요한 문제부터 복습한다”고 설명했다.

‘말로 설명해보는 복습방법’도 추천했다. 김군의 방 한쪽 벽엔 벽 전체를 덮을 정도 크기의 화이트보드가 있다. 공부했던 내용을 화이트보드에 정리해보고, 남들 앞에서 강연하듯이 공부했던 개념을 설명해본다. 김군은 “말로 설명해보는 공부법은 내가 개념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점검해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머리 속의 개념을 말로 설명해보면, 막히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그 부분이 내가 미처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개념이라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막힘 없이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면 스스로 점검도 되고 보완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과목별 내신 공부 이렇게 했어요

● 국어
- 문학: 풍경, 화자가 처한 상황 등을 상상하며 여러 차례 정독한다. / 교과서 내 문학작품과 주제·배경·표현기법이 비슷한 작품을 찾아 공부한다.
- 비문학: 교과서 수록 지면 전체를 여러차례 정독하며 글의 전개 방식을 이해한다. / 문단별 소주제를 찾고 어려운 어휘의 뜻을 정리한다.

● 수학
평소 공부할 때 어려운 문제, 다시 살펴봐야 할 문제를 표시해둔다 / 시험 대비 주간에는 표시해둔 문제를 중심으로 반복 학습한다./양을 늘리기보단 한 문제라도 정확하게 이해한다.

● 영어
수업 중 선생님이 강조하는 문장, 단원 핵심 문법이 사용된 문장은 확실하게 외운다 / 지문의 이야기 흐름을 먼저 파악한 뒤 여러 차례 독해하며 자연스럽게 지문을 외운다 / 단원별 핵심문법은 문법 문제집 참고해 여러 활용문장까지 함께 공부한다 / 중요한 문법은 다양하게 활용문장 영작해보고 서술형 문제 대비한다.

● 사회·과학
한국사와 같은 과목은 사건의 전후 흐름, 여파, 영향 등을 수직선을 그리고 순서대로 정리해본다 / 중요한 개념, 사건은 강의하듯이 말로 크게 소리 내 설명해본다 / 과학은 어려운용어를 정확히 이해해둔다 / 문제에서 도표·표·그래프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정확히 이해한다.

김승빈양 김승빈(서울 진선여중 2)양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되니 암기해야 할 교과양이 많아진 것에 부담감이 컸었다. “초등학교 때는 내용 이해만 되면 공부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중학교 공부는 초등학교 때 보다 배우는 과목과 양이 생각보다 많아져 당황했어요. 먼저 이해를 한 뒤에 암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을 하게 됐어요.“

 특히 1학년 2학기 때 사회 집중이수로 암기할 내용이 많아져 어려움을 느꼈다. 해법을 모색하던 중 중학교 내신 대비 원칙을 ‘암기’로 정했다.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강조한 내용은 그 자리에서 바로 흡수한다는 각오로 수업에 집중했다. 예컨대 국어 수업 때 글의 소재와 특징에 대한 설명이 강조되면 모두 외웠다. 글의 특징을 묻는 문제가 시험에 자주 나오는 점을 고려해 글 전체에서 해당 지문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 지까지 기억했다.

 “교과서를 여러 번 반복해 읽다 보면 외우지 않아도 머리에 각인됐어요.” 이에 힘입어 김양은 지난해 이맘 때 중학교에 와 처음 치른 중간고사에서 전교 1등을 차지했다. “초등학교 때는 등수를 매기지 않아 제 수준과 위치를 알 수 없어 답답했지만, 등수가 쓰인 성적표를 보고 공부에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김양은 이후 2학기 기말고사까지 합쳐 1학년 전체 평균 1등을 기록했다.

 김양은 중학교에 올라오니 교과 학습방법이 초등학교 때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초등 국어는 본문만 이해되면 문제를 풀 수 있었다. 하지만 중학교에선 지문을 분석하고 해석까지 해야 했다. “글의 갈래나 주제, 소재 등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공부해야 해요. 특히 수학 교과는 많은 문제를 풀어보는 연습과 시간이 필요해요. 문제풀이에 익숙해져야 시험 볼 때 풀이시간을 줄일 수 있거든요. 객관식 문제를 푸는 시간을 줄여 서술형문제를 꼼꼼히 풀어야 하거든요.”

 영어 과목도 초등학교 때와 차이가 많았다. 초등학교 땐 회화·독해·듣기 실력을 어느정도만 갖추고 있으면 교과서 내용과 연결해 짐작만으로도 문제를 풀 수 있었다. 하지만 중학교 영어는 어휘가 어렵고 문법 비중도 높다. 시험 문제는 어순이나 단어를 바꾸거나 평서문을 의문문으로 고치는 서술형문제가 나왔다. 초등 과학은 실험을 해보는 것으로 그치지만, 중등 과학은 결과가 다양하게 나오고, 실험과정과 도구가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아야 한다.

 내신 준비는 3주 전부터 시작했다. 평소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2시간이라면 이 기간에는 4시간 이상 했다. 장기계획을 세운 후 그날 그날 학습계획을 세웠다. 중요 과목의 기초를 다진다는 생각으로 첫 주에는 교과서를 꼼꼼히 훑어봤다. 2주 전부터는 암기 과목공부를 병행했다. 수학은 매일 시간을 정해 문제를 풀었다.

 “1학년 1학기에는 연산이 많아 연습을 많이 해둬야 감각을 잃지 않고 시험 때 문제풀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 암기 과목은 교과서를 읽은 뒤 문제풀이를 했는데 암기한 내용을 문제풀이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중점을 둬 문제유형을 파악했어요.” 이렇게 하면 어떤 문제가 시험에 나올지 추정해 더 꼼꼼히 암기할 수 있었다. 1주 전에는 암기과목 위주로 공부하다 시험 전날은 틀린 문제를 복습했다.

 김양은 평소 교과서에 제시된 활동을 실천하기 전에 머리 속에서 미리 상상해본다. 예컨대 과학 교과서를 예습할 때는 제목과 학습목표를 보고 이에 맞춰 실험으로 알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예측해보는 식이다. 그러면 수업에 대한 이해도 빨라진다. ?국어와 수학 과목은 단원별 마지막 부분에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문제들을 연습하면서 생각의 가지를 넓히면 서술형평가에도 도움이 됩니다.”

중학교 올라오니 달라진 점

● 과목
- 필수과목(10개)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도덕·기술·가정·음악·체육
- 선택과목(5개) 한문·컴퓨터·환경·일본어·중국어 등(학교별로 다름)

● 시험·평가
교과 1·2학기 중간·기말고사(연 4회, 4·7·10·12월)
평가 영어듣기평가(학기별 1회, 4·9월)
대회 수학경시대회, 과학경진대회(4·9월 선택)
서술형/논술형 평가 국·영·수·사·과 주어진 질문에 대해 논리적으로 기술
수행평가 학생 개개인의 학습능력 평가. 학습과제 수행과정이나 태도, 결과 관찰, 답 도출 과정, 결과물 구성, 발표, 과제 등
집중이수제 1년 또는 한 학기 동안 특정 과목 집중 학습(학교별 다름) <예> 사회·도덕, 과학·기술·가정, 예술(음악·미술)
봉사활동 매년 20시간 권장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박정현 lena@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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