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ㆍ오피스텔 매물이 싹 사라졌다…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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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부동산 투자에 앞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입지다.

주택도, 상가도, 오피스텔도 결국은 사람이 몰려야 몸값은 물론 임대료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새로운 업무시설 조성은 인근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한다. 업무시설을 따라 유입되는 사람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몇년째 바짝 말라 있는 서울 강동권 부동산 시장에 오랜만에 단비가 내린다. 정확히 강동구 상일동 일대다. 이달 삼성엔지니어링 신사옥이 준공하기 때문이다.

2009년 11월 첫 삽을 뜬지 2년 반만이다. 벌써 이사는 시작됐고 이달 25일 창사 42주년 기념과 신사옥 준공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서울 도곡동 본사 등 9개 빌딩에서 몰려드는 직원은 7500여명. 삼성엔지니어링을 따라 옮겨오는 관련업체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1만명 이상이 상일동으로 몰려든다. 이로 인한 고용창출효과는 6만2000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상일동 일대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어떨까. 장미빛 기대감이 감도는 것은 확실하지만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어 보인다.

먼저 주택시장. 1만명이 넘는 수요가 유입되는 데도 주택시장이 확 달아오르지는 않았다. 여전히 하락세다. 하지만 하락폭은 줄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상일동 아파트값은 1.16% 떨어졌지만 이달 들어 0.05% 내리는데 그쳤다.

1만명 유입으로 주택시장도 호재 맞아 하락세 줄어

전세시장은 들썩인다. 상일동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2.58% 올랐고 이번달은 아직까지 보합세다. 하지만 전세물건은 동이 날 지경이다. 단 중소형에 한해서다.

상일동 K공인 관계자의 말이다.

“신사옥 인근에 전셋집을 구하려는 삼성엔지니어링 직원들이 연초부터 꾸준히 문의가 있었다. 이미 구할 사람들은 일찌감치 구했고 지금은 조건에 맞는 전세물건이 없어서 못 맞춰주고 있다. 신사옥 건너편 리엔파크, 리버파크 등은 전세물건이 없다. 하지만 매매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중대형도 꺼린다.”

상일동 리엔파크3단지 전용 59㎡형 전셋값은 2억6000만원선으로, 1년전보다 8000만원 올랐다. 84㎡형은 2억9000만원으로, 1년전보다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아파트ㆍ원룸 전셋값 급등

상가시장은 말 그대로 특수를 맞았다. 음식점을 중심으로 매입문의는 크게 늘었지만 매물이 없다. 임대료와 권리금도 올라가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33㎡ 임대료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 150만원선이다. 권리금은 5000만~1억원 정도다.

가장 덕을 보는 것은 오피스텔‧원룸 등 소형주거시설이다. 중소형 아파트 전세물건이 동이 나자 오피스텔 등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하철 5호선 강동역, 천호역 인근 오피스텔‧원룸 주인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매물은 사라졌고 전셋값‧월세는 오르고 있다. 전셋값은 4개월새 3000만원 정도 올랐고 전세물건도 거의 없다. 강동역 인근 56㎡형 원룸 전세를 얻으려면 1억원 이상 줘야 한다. 신사옥 인근 20㎡형 원룸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원 정도다. 27㎡형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60만원선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이전 상일동 일대 부동산 시장을 시원하게 적셔줄지, 갈증 해소로 그칠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신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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