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가상 재투표 사이트 등장

중앙일보

입력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끝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에서 미국 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재투표를 실시하는 사이트(http://www.revoteonline.com)가 등장했다.

미국 대선 이틀 후 개설된 이 사이트에는 지금까지 4만5천여 명이 재투표에 참가했으며 민주당 앨 고어 부통령이 공화당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이 사이트를 개설한 밴쿠버의 사업가 댄 헌터는 "미국 대선 당일 밤 개표를 지켜보면서 사실상 무승부라는 생각을 했다"며 "누가 승자인지를 놓고 싸우는 것을 보고 재투표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는 방문자들에게 고어 부통령과 부시 주지사, 랠프 네이더 녹생당 후보, 팻 뷰캐넌 개혁당 후보 중에서 한 명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으며 방문자는 자신의 이름과 거주지 주(州), e-메일 주소, 나이 등을 입력한 뒤 투표할 수 있다.

지금까지 득표율은 고어 부통령이 49%로 부시(44%) 주지사를 약간 앞서고 있다.

이 사이트는 재투표 외에도 재투표를 할 경우 전국적으로 해야 하는지 아니면 일부 주(州)나 카우티에서만 다시 해야하는지 등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또 이번 사태를 유명한 TV 쇼 `서바이버''와 같은 방식이나 팔씨름, 포커카드 게임 등으로 해결하는 것이 어떠냐는 조롱조의 질문도 제시하고 이다.

헌터는 "나는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재투표 사이트를 앞으로 4년간 계속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캐나다 선거에 대해 비슷한 사이트를 운영할 계획은 없는지에 대해서는 "캐나다에서는 그런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캐나다 투표제도는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 옆에 연필로 `X'' 표시를 하기 때문에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없고 개표요원들이 직접 한표한표 정확하게 개표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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