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수익률 7% 올리는 박씨, 단지내 상가 투자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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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낙찰가율 345%. 공급 예정가가 1억원이면 34500만원에 팔렸다는 의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3월 평택 소사벌지구에 공급한 단지내 상가 A-1블록 101호 점포의 낙찰가율이다. 함께 공급된 19개 점포의 평균 낙찰가율은 199%. 19개 점포가 예정가의 2배 가격에 팔린 셈이다.

불안정한 경기로 방황하는 시중자금이 LH 단지 내 상가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신규 공급하는 단지마다 평균 수십억원씩 몰린다.

LH 단지 내 상가는 전통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우선 배후수요가 든든하다는 것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단지 안에 입주한 입주민이 주요 수요층을 형성하기 때문에 근린상가나 테마상가 등 유동인구가 수요층인 다른 상가보다 공실 걱정을 덜 수 있다.

가구수 대비 단지 내 상가 비율이 낮은 것도 안정성을 높인다. 평균 단지 내 아파트 100가구당 1개 점포 비율로 조성돼 민간 아파트 단지 내 상가보다 희소가치가 높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단지 내 점포 비율이 낮으면 공실률을 낮출 수 있고 임대료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값이 저렴한 것도 매력이다. 민간 아파트 단지 내 상가의 경우 분양업체가 분양가를 마음대로 정하지만 LH 단지 내 상가는 감정평가를 통해 공급 예정가가 정해져 싼 편이다.

낙찰가율 따라 수익률 크게 달라져

그렇다면 안정적인 투자 상품, 임대수익률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꼽히는 LH 단지 내 상가의 투자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경기도 평촌에 사는 박경한(41)씨가 경기도 김포시 한강신도시에 산 상가 수익률을 살펴보자.

지난해 말 입주한 이 단지는 아파트 600가구 규모다. 3억원에 낙찰받았는데 대출을 9000만원(분양가 30%) 받았다.

세탁소를 들이기로 하고 계약기간은 기본 2년에 3년 연장, 임대료는 2년 후 재협상하기로 했다. 2년간 보증금 2000만원에 월 170만원을 받는다. 세금 등을 제하고 나면 연 수익률은 7%선이다.

-분양가 3억원

-취득세 1380만원(취득액의 4.6%)

-대출금 9000만원(분양가의 30%)

-대출이자(6%) 540만원(45만원)

-보증금 2000만원

-월 임대료 170만원

-중개수수료, 종합소득세 등

현재 서울 도심의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평균 5~6%인 것을 감안하면 박씨가 산 LH 단지 내 상가의 수익률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짚어봐야 할 점도 있다. 박씨는 이 상가를 공급 예정가(23000만원)130%에 낙찰 받았다.

박씨가 23000만원에 분양 받았어도 임대료는 지금과 같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낙찰가율이 더 높았어도 마찬가지. 얼마나 샀느냐에 따라서 수익률은 크게 달라진다.

만약 박씨가 공급 예정가의 200%46000만원에 이 상가를 낙찰 받았다면 수익률은 5%대로 뚝 떨어진다. 해당 상가가 마음에 들더라도 고가낙찰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점 업종 제한돼 임대료 수준 한계 있어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사장은 단지 내 상가는 입점 업종이 생활밀착형으로 제한돼 있어 받을 수 있는 임대료가 한정돼 있다공실 위험이 적은 대신 임대료가 별반 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가 산 단지 내 상가가 신도시 내 중심상업지구와 떨어져 있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만약에 대형마트 등 대규모 쇼핑시설이 들어선 중심상업지구가 가까웠다면 박씨가 받을 수 있는 임대료는 더 적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단지 내 상가 입점업종과 대형마트의 성향이 겹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단지 내 아파트 입주민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마트 내 프랜차이즈 세탁소에 세탁물을 맡긴다면 결국 단지 내 상가를 이용하는 수요가 줄어들고 박씨의 임대료도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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