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김수현 좋아해? 인터뷰 기사 읽고 책에서 닮은 인물 찾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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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미향 NIE 연구위원(왼쪽)이 경기도 안양부안초등학교의 ‘책 읽어주는 어머니회’ 회원 14명에게 책과 신문을 연계할 수 있는 NIE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김진원 기자]

신청 사연=이번 주 ‘찾아가는 NIE’는 경기도 안양시 평촌에 있는 안양부안초등학교 어머니회를 방문했다. 24명의 학부모로 구성된 어머니회는 매주 목요일 오전 자습시간을 활용해 1~4학년 각 교실을 돌며 좋은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책 읽어주기’ 봉사를 7년째 계속해 오고 있었다.

이들이 ‘찾아가는 NIE’팀의 방문을 요청한 이유는 ‘책과 신문을 연계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서’다. 어머니회 회원들은 “동심의 세계를 다룬 책만 주로 읽어 주다 보니 아이들 머릿속에서 책 내용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커지는 것 같았다”며 “이 간극을 NIE로 메울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바람을 전했다. 어머니회 이명선(40·경기도 안양시) 회장은 “NIE를 처음 접하는 어머니들인 만큼 NIE의 기본 개념부터 알려 달라”며 “책과 신문으로 아이들이 읽고 생각하는 재미에 푹 빠지게 만들어주고 싶다”고 부탁했다.

이렇게 하세요=심미향 NIE 연구위원은 어머니 회원들에게 두 가지를 강조했다. 자녀와 NIE를 할 때 ‘주장이 아닌 설명을 하라는 것’과 ‘아이가 알고 싶어하는 정보와 엄마가 알려주고 싶은 정보 사이에 균형을 찾으라’는 내용이었다.

주장과 설명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예컨대 어머니가 아침에 등교하는 자녀에게 “오늘 오후에 비 온단다”라고 전하는 건 설명이다. 우산을 챙길지, 비를 맞을지, 아니면 다른 행동을 취할지는 아이가 알아서 결정하면 된다. 하지만 어머니가 “오늘 비오니까 우산 챙겨라”고 말하면 주장이 담긴다. 이때 아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네” “아니오” 두 가지밖에 없다. 심 연구위원은 “다양한 생각을 할 줄 아는 자녀로 키우고 싶다면 주장이 담긴 말보다 설명 위주로 대화를 하라”고 강조했다.

신문에서 교육적 효과가 있는 유용한 정보를 찾는 방법도 알려줬다. 그는 신문의 특징에 대해 “독자가 알고 싶어 하는 정보와 독자가 꼭 알아야 하는 정보를 싣고 있는 매체”라고 말했다. 신문활용교육을 할 때도 이 두 정보를 적절히 혼용하면 된다. 신문을 아이에게 건네주고 그가 보고 싶어 하는 기사를 하나 찾게 하고, 엄마 입장에서 아이에게 꼭 알려주고 싶어하는 기사를 하나 골라 서로 읽어주는 방법도 권할 만하다.

심 연구위원은 “아이가 관심 있는 기사와 엄마가 알려 주고 싶은 기사를 연계하면 더 좋다”고 말했다. ‘자연 재해’를 다룬 기사를 예로 들었다. 지진과 홍수, 화산 폭발 등 지구 곳곳에 다양한 자연 재해가 발생한다는 기사를 신문사마다 중요하게 다루고 있지만 정작 아이들 눈에는 재미없는 기사로 비칠 수 있다. 심 연구위원은 3단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처음에는 태국의 물난리 현장을 담은 신문 사진을 보고 각자의 느낌을 이야기해 본다. 다음에는 아이가 관심 있어 할 만한 기사를 제시한다. 아이돌 가수 ‘블락비’가 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실수를 다룬 기사를 읽게 하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핵안보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태국 총리가 우리나라 4대 강 현장을 돌아봤다는 기사를 함께 읽고 자연 재해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의 생각을 정리하고 마무리하면 된다.

특강을 들은 임미경(38·경기도 안양시)씨는 “NIE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인 것 같다”며 “아이와 내가 각자 재미있는 기사를 골라 생각을 이야기해 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책 광고·서평 활용하기=신문을 활용하면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할 수 있다. 책 광고와 서평을 활용하는 게 대표적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 있다면 “다른 사람도 읽을 수 있게 권해 주자”며 책 광고를 함께 제작해 보는 것도 좋다. 책 광고를 만들 때는 책의 핵심 내용, 저자에 대한 정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책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독서 감상문 쓰기를 힘들어 하는 아이라면 서평을 읽게 하면 된다. 자녀에게 서평을 여러 편 읽게 한 뒤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게 한다. 아이가 책을 실제로 읽고 난 뒤에는 서평을 보고 기대했던 것과 실제 책 내용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설명하게 한다. 그리고 ‘서평 다시 쓰기’를 시켜보면 거부감 없이 독서 감상문 쓰기를 지도할 수 있다.

왼쪽부터 심미향 위원, 이정연 위원

■책과 아이 관심사 연결=관심 없는 기사를 억지로 읽히는 건 신문에 대한 거부감만 불러일으키게 된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보고 배우 김수현에게 관심을 갖게 된 아이라면 김수현 인터뷰 기사부터 읽게 한다. 그리고 “네가 읽은 책 주인공 가운데 김수현을 닮은 사람을 찾아보라”거나 “책을 드라마나 영화로 각색했을 때 김수현이 주인공을 맡을 만한 작품을 골라 보라”고 질문하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 축구선수 메시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메시 인터뷰 기사를 보여주고 ‘메시가 훌륭한 이유 5가지 찾기’ 등을 시켜보면 흥미있는 NIE를 진행할 수 있다.

박형수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신문 속 인물과 사건 2012. 3. 27. 가족들은 기도합니다, 우리 아들 46명 두 번 죽이지 마세요

천안함 용사 46명 희생된 지 2년 … 무엇을 느끼고 배웠나요

중앙일보 2012년 3월 23일자 8면 천안함 용사 얼굴 동판.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 같은 역사의 굴레를 반복할 것이다.’ 여러분은 혹시 이 말을 들어본 일이 있나요?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을 학살했던 장소로 유명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에 새겨져 있는 글귀랍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 즉 역사가 가르쳐 주는 교훈에 귀 기울이지 않고 생각 없이 오늘을 살다 보면, 전쟁과 학살이라는 끔찍한 과거가 반복될 수 있다는 뼈아픈 충고지요.

우리는 충격적인 일을 당하면 “평생 잊지 못할 거야”라고 말하지만 사실 하루, 이틀만 지나면 기억이 희미해지죠. 한 달쯤 지나면 가물가물하고 1년 이상 흐르면 아예 기억에서 사라져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망각의 위험 때문에 일기를 쓰고 반복해 읽으면서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내일 어떤 일이 있을 것인가를 예상하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지난 일에서 많은 가르침을 얻을수록 오늘과 내일을 더 가치 있게 살아갈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개인사도 이런데, 한 국가에 일어난 대사(大事)를 망각 속에 흘려 보낸다면 더 큰 낭비겠지요. 국가적으로 일어난 큰 일을 잊기는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잊어버리고 산답니다. 2년 전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 사회를 깜짝 놀라게 한 엄청난 사건이 서해 백령도에서 일어났어요. 2010년 3월 26일은 백령도 인접해역을 경비하던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으로 두 동강이 나 나라를 지키던 청년 46명이 한 순간에 수장된 비극의 날입니다.

그리고 며칠 뒤 우리는 또 한 명의 영웅을 잃어야 했지요. “국민과 실종 장병 가족 모두가 애를 태우고 있으니, 함수 객실을 전부 탐색해 시신을 모두 찾아내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다진 뒤 수심 25m의 차디찬 바다 속으로 들어간 고 한주호 준위. 안타깝게도 그의 말은 유언이 됐습니다. 시신 한 구라도 더 찾겠다고 온 힘을 다했던 한 준위는 그 차갑고 검은 물살 위로 다시 올라오지 못했습니다.

천안함 46명의 용사와 한 준위의 죽음은 우리 국민 모두를 슬프게 했고 분노하게 만들었고 또 숙연하게 했지요.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태어나 처음으로 ‘분단 국가’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의 존재, 군대의 의미, 전쟁의 고통과 슬픔을 절감했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고작 2년이 흘렀을 뿐인데, 천안함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별로 눈에 뜨지 않습니다. 심지어 선거 분위기에 휩쓸려 천안함의 교훈을 매도하고 왜곡하려는 분위기도 느껴집니다. 천안함 2주기를 보내며, 여러분은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웠나요?

심미향 숭의여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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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가 교사·전문 강사로 구성된 중앙일보 NIE 연구위원과 함께 독자 여러분의 가정·학교·공부방으로 찾아가 실전 NIE 활용 노하우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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