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출신 민사고 소년, 미 명문대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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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이끌겠습니다.”

 평창군에 살면서 대관령 풍력발전기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곁에서 보고 자란 산골소년 이택윤(19·사진) 군. 그는 올해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가운데 하나인 프린스턴대에 합격했다. 이 군은 이 대학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전공, 에너지공학자가 될 계획이다. 이 군은 지난달 30일 이 대학 이외에 컬럼비아대, 브라운대, 코넬대 등 아이비리그에 속한 4개 대학과 존스홉킨스, UCLA, 듀크, 홍콩대 등 모두 10개 외국 유명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부모를 따라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초등학교에 전학 온 이 군은 도암중을 거쳐 민족사관고(횡성군 안흥면)에 진학했다. 민사고에서 이 군은 공부는 물론 봉사와 체육활동 등을 성실히 해 유수의 대학에 합격했다. 이 군은 2학년 때인 2010년 SAT2에서 수학(12등급), 화학에 만점인 800점을 받았고, 2011년 SAT1에서 비판적 읽기(Critical Reading) 800점, 수학 800점 등 2400점 만점에 2360점을 획득했다.

 이 군은 도암초 재학시절 친구들과 함께 종이학을 접어 평창을 2010년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결정해 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에게 보냈다.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지 결정에서 평창이 다시 패하자 “IOC 위원이 되겠다”며 민사고로 진로를 정해 평창군 출신으로는 처음 합격했다. 민사고 재학 중 이 군은 ‘2009 IOC 올림픽 스포츠와 문학공모전’에 출품해 국내 고등부 산문부 1위를 차지해 자크 로게 IOC 위원장으로부터 상을 받았다.

 이 군은 교외활동으로 친구들과 ‘안티 보이스피싱봉사단’을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교재와 동영상 등을 제작, 강원도 전역의 농촌지역 경로당을 돌며 어르신들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강의하는 등의 봉사활동을 폈다. 이 군은 프린스턴대로부터 1년 학비 3만7000달러(기숙사비 제외) 가운데 3만6000달러를 지원해준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군은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꼭 평창에 와 통역봉사 등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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