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여가수 공연에 빨간딱지 붙인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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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의 인기 가수 레이디 가가(26)의 27일 첫 공식 내한 공연을 둘러싼 잡음이 심해지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지난달 22일 ‘청소년 유해판정’을 내린 이후 환불 요청이 이어지는가 하면, 일부 종교 단체는 “공연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연기획사인 라이브네이션에 따르면 1일까지 공연 티켓을 환불받은 이들은 200여 명. 이 회사는 영등위가 유해 판정을 내린 지 일주일 만인 29일부터 환불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라이브네이션 관계자는 “예매 사이트 로그인 기록을 확인해 18세 미만인 고객에겐 일일이 연락을 해 환불을 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환불하지 않고 공연장을 찾을 미성년자들에 대한 처리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 공연을 주최하는 현대카드 관계자는 “자사 회원에게 할인 혜택을 줬기 때문에 18세 미만 고객 일부는 부모의 신용카드로 티켓을 샀다”며 “티켓 구매자의 연령을 일일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 입장 제한에 대해 항의하는 미성년자 고객들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연 자체를 취소하라는 기독교 단체도 나왔다. 보수 성향의 기독교 단체 ‘한국교회언론회’는 지난달 26일 현대카드에 공문을 보내 “동성애자를 옹호하는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취소하지 않으면 현대카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1년 가까이 공을 들인 현대카드 측은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레이디 가가가 월드투어를 나서는 아시아 4개국 중 ‘청소년 유해 판정’이 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해 유감스럽다”면서도 “영등위의 판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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