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나면…" 쓰나미 예상 피해 규모에 日 또 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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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본 대지진 발생 때 쓰나미 높이는 최대 34m…” “수도 직하형 지진 때는 도쿄 23구 대부분이 진도 6강(强) 이상….”

 지난 주말 대다수 일본 신문은 지진 관련 뉴스들을 이틀 연속 1면 톱으로 비중 있게 실었다. 일본 정부가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대지진의 예상 피해 규모를 잇따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 열도 전체가 또다시 ‘지진 공포’에 몸서리를 쳤다.

 일본 내각부 산하의 전문가검토회는 지난달 31일 ‘난카이(南海) 해구 거대 지진’으로 불리는 ‘서일본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예상되는 피해를 2003년 이후 9년 만에 재정리해 발표했다. 난카이 해구는 일본 본토 중부의 시즈오카(靜岡)현 앞바다에서 남부 규슈(九州)의 미야자키(宮崎)현 앞바다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부의 해구다.

 이 거대 지진의 규모(M·지진의 절대 강도)는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수준인 9.1로 예상됐다. 진도 7의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은 10개 현 153곳에 달해 면적으로 따지면 9년 전 발표 때의 23배에 달했다. ‘진도’는 장소에 따라 상대적인 흔들림 정도를 의미하며, 진도 7이 최고치다.

 쓰나미 피해 예상은 더 공포스럽다. 20m 이상의 쓰나미가 예상되는 지역은 9년 전 발표엔 없었지만, 이번엔 6개 현의 23개 지역이었다. 특히 고치(高知)현 구로시오(黑潮)마을은 종래 예상의 2.4배가 넘는 최고 34.4m 높이의 쓰나미가 덮칠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나왔다. 인구가 많은 도시지역도 예외가 없었다. 예상 쓰나미 높이는 인구 70만 명의 시즈오카시가 10.9m, 인구 39만 명인 아이치(愛知)현 도요하시(豊橋)시가 20.5m였다.

 이보다 하루 전인 30일 문부과학성의 프로젝트팀은 향후 30년 내 발생 확률이 70%로 추정되는 규모(M) 7.3의 수도 직하형 지진의 피해 분포도를 공표했다. 직하형 지진은 진원이 해저에 있는 ‘해양형 지진’과 구별되는 것으로, 육지 또는 바다의 얕은 지하에 진원을 두고 발생한다. 수도 직하형은 도쿄만 북부를 진원으로 한 직하형 지진을 의미한다. 이 경우 도쿄 23구 대부분에서 진도 6강(强) 이상의 흔들림이 예상됐고, 에도가와(江戶川)구를 비롯한 도쿄 내 일부 구와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濱)시는 진도 7이었다. 피해주민이 2500만 명에 달하고, 목조 가옥 39만 동 손상 등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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