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학원 가는 길 고급인력 줄섰다'

중앙일보

입력

중앙일보 IT아카데미와 쌍용정보통신 등이 한꺼번에 면접시험을 치른 지난 4일. 서울의 서소문 부근은 두곳을 오가며 면접을 치르는 대기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올들어 유명 정보기술(IT)학원의 평균 경쟁률은 4대 1. 평균 3백50만원의 학비를 내면서 6개월 과정의 IT학원에 등록하기 위해 치열한 면접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고실업 시대에 정보기술 학원들에 고급인력이 몰려들고 있다. 벤처 붐이 한풀 꺾였지만 IT분야의 구인난은 풀릴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의 손홍 정책국장은 "IT분야의 인프라 구축은 지금부터" 라며 "향후 5년 이상 IT분야의 인력 수급 불균형은 풀리기 어렵다" 고 말했다.

정통부는 국내 IT분야 종사자가 지난해 1백7만명에서 2004년에는 1백50만명으로 늘어나, 앞으로 4년 동안 21만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 이들 IT교육기관에 1백15억원을 투입해 학비의 절반을 지원했고, 내년에도 정보화 촉진기금에서 40억원을 떼내 학비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다.

정통부의 김호 지식정보산업과장은 "벤처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기보다 인력양성에 주력할 방침" 이라며 "실업대책 가운데 IT인력 양성만큼 효과적인 정책이 없다" 고 밝혔다.

IT분야의 구인난이 이어지면서 중앙일보 IT아카데미.삼성 멀티캠퍼스.LG소프트스쿨 등은 졸업생 취업률이 90%를 넘고 있다.

정통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전국 IT학원 수료생의 평균 취업률도 52%에 달해 웬만한 일류대학 졸업생 취업률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대학들도 비(非)전공자들의 IT분야 취업을 돕기 위해 6개월 과정의 전환교육 강좌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IT학원 졸업생에 눈독을 들이는 곳은 벤처와 중소기업이 대부분. 대기업들은 아예 자체적으로 인력 양성 코스를 개설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IT분야 전문가들은 "일단 IT학원을 수료한 웹 디자이너나 웹 프로그래머, 자바언어 개발자는 초봉(1천5백만~2천만원)은 낮지만 2년 정도 실무를 익히면 연봉이 5천만원을 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국(84만명).유럽(1백23만명)등이 IT인력 부족에 시달리면서 해외취업을 노려 국제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영어가 뒷받침되는 IT인력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스카우트 열풍이 일고 있다.

정통부는 그러나 최근 우후죽순처럼 IT학원들이 생겨나자 현장실사를 거쳐 시설.강사가 부실한 학원에 대해서는 정부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IT학원들도 "연수 희망자도 원서를 제출하기 전에 학원을 직접 방문해 시설.강사.취업현황을 꼼꼼히 따져본 뒤 결정해야 한다" 고 말했다.

정통부가 지원하는 각종 강좌는 정보통신연구진흥원(http://www.iita.re.kr) 전화 02-559-0823에 문의하면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