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척수마비 회복시켜

중앙일보

입력

척수를 마비시킨 쥐에 쥐의 배아 줄기세포를 척추에 주입, 손상된 신경세포를 재생시키는 실험이 성공을 거뒀다.

존스 홉킨스대학의 더글러스 커 박사는 5일 미국신경과학학회 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18마리의 쥐에 신드비스 바이러스를 주사해 척수를 마비시킨 뒤 쥐의 배아 줄기세포를 척추에 주입하자 이 미성숙 세포가 척수의 손상된 부위로 이동해 성숙한 신경세포로 전환되면서 손상된 신경세포의 기능을 개선시켰다고 밝혔다.

커 박사는 신드비스 바이러스로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이 죽어 뒷다리가 영구히 마비된 쥐들은 배아 줄기세포가 주입된지 8주만에 몇마리는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으며 나머지는 뒷다리의 움직임이 제한적으로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는 쥐의 경우 척수마비를 회복시키는데 쥐의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할 수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커 박사는 말했다.

커 박사는 이 방법이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다면 척수 부상이나 절단에 의한 마비보다는 신경의 퇴행변성으로 마비와 죽음에 이르게 되는 루 게리그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 치료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 박사와 함께 이 실험에 참여한 제프리 로스스타인 박사는 척수가 마비되어 뒷다리를 질질 끄는 쥐들의 척추 아래부분에 쥐의 배아에서 채취된 줄기세포를 주입하자 줄기세포들이 척추의 윗 부분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척수의 손상된 부위 주변으로 이동해 손상된 세포들이 있는 척수속으로 뚫고 들어갔다고 밝혔다.

로스스타인 박사는 이 줄기세포중 일부가 신경세포의 특성을 띠면서 쥐들이 마비된 뒷다리를 다시 움직이게 되었다고 밝히고 쥐들의 마비된 뒷다리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그 기능이 현저하게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주입된 줄기세포들은 손상된 신경원의 기능을 대행하기보다는 기존의 신경원 기능을 돕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로스스타인 박사는 밝혔다.

로스스타인 박사는 앞으로 2년후에는 줄기세포를 임상실험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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