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도 경매입찰·금융결제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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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기기를 이용해 전자상거래를 하는 시대가 급속도로 열리고 있다. 단말기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완전히 뛰어넘을 수 있지만, 보안과 송수신 한계 등이 극복돼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카피로 인기를 끌었던 한 이동통신업체의 광고를 기억할 것이다. 이 광고는 이동통신기기를 사용한 인터넷, 즉 모바일 인터넷을 표방했다. 이제 어느 곳에서나 어떤 방법으로도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모바일 인터넷에 뒤이어 최근 모바일 커머스(Mobile Commerce)가 IT업계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농협과 하나은행을 비롯한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한국통신프리텔 등의 이동통신업체와 제휴해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PC통신이나 인터넷으로 하던 계좌이체나 잔액조회, 대출신청, 예금가입 업무 등을 똑같이 할 수 있다.

인터넷 경매도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었다. 국내 최대의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은 SK텔레콤과 제휴해 휴대폰을 이용한 경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품을 직접 볼 수 없다는 점과, 입금과 배송 주문을 기존의 온라인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유선 온라인 경매와 차이가 없다. 모바일 옥션을 이용할 경우 경매 마감 시점을 놓쳐 경매에 참여하지 못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

모바일 커머스에 따르는 부가 기술도 더불어 등장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의 기본이 되는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 무선 애플리케이션 통신규약)은 물론이고, 지불과 결제에 이용될 전자화폐도 한국 인포허브와 뱅크타운 등 유수의 업체들에 의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또한 LG-EDS시스템은 에니웨어엠닷컴, 인트정보 등과 공동으로 PDA용 복합단말기를 출시했다. 이 장비는 PDA와 카드리더 및 초소형 프린터가 일체형으로 제작된 것으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대금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며, 사내 기간 시스템과 연계해 이동 중에도 폭넓은 정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리를 둘러싼 기술과 상황들이 모바일을 향해 치닫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돌아보아야 할 것은 아직도 사용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보안 문제다.

사이트들은 대부분 회원 가입 후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웹사이트들은 회원들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나름대로 정책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를 하면서 아무 거리낌없이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이 또 다른 현실이다.

실제로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나 엉뚱한 상품의 배달, 주문한 적이 없는 상품에 대한 대금 청구 등의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소비자보호원에서 해마다 소비자보호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아직 모든 사이트들을 감독하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민간 분야에도 꾸준히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주)아이스페이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한 아이스페이 솔루션은 고객이 서비스를 사용할 때마다 ID까지 포함된 번호가 자동으로 바뀌는 결제 시스템이다. 새로 발생한 번호만으로도 사용자가 누구인지 자동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온라인상의 전자상거래 뿐만 아니라 모바일 커머스에서의 인증 및 보안, 결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바일 커머스는 보안 문제와 송수신 능력의 한계 등 몇 가지 과제들 때문에 아직 시장이 크게 형성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IMT2000과 같은 차세대 통신 프로토콜이 도입되고 보안 관련 과제들이 해결된다면 머지 않은 장래에 전자상거래 시장의 주된 거래 수단으로 부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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