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V 수요 8년 만에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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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TV 수요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15일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TV 출하량은 2억4770만 대로 2010년보다 0.3% 감소했다. 액정(LCD) TV는 7% 늘었지만 과거 두 자릿수 성장을 하던 것에 비하면 둔화세가 뚜렷하다. 플라스마(PDP) TV는 7% 줄었고 브라운관 TV는 34% 감소했다. NPD디스플레이서치의 북미 TV 시장 리서치 책임자인 폴 가뇽은 “전 세계 장기 불황으로 가전제품 수요가 확 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선진국 시장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북미에서는 2010년보다 1.4%(63만4000대), 서유럽은 12.9%(550만 대) 줄었다. 반면에 중국과 동유럽은 11% 이상 늘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3% 성장했다. LCD와 PDP를 합친 평판TV 시장점유율은 삼성이 26.3%로 1위를 지킨 가운데 LG(13.4%)·소니(9.8%)·파나소닉(6.9%)·샤프(5.9%) 순이었다.

 TV 시장이 정체에 빠짐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올해 신흥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럽·남미에 이어 동남아시아를 정조준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중산층이 쑥쑥 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동남아 시장을 연구하는 ‘제품 혁신팀’을 출범시켰다. 현지 고객과 시장을 분석하고 현지에 최적화된 제품 전략을 짜기 위해서다. 16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12 삼성 동남아 포럼’에서는 TV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였다. 인도네시아의 전통 문양인 ‘바틱’을 새겨 넣고, 앞면은 동남아에서 평온과 행복을 상징하는 파란색을 사용한 제품도 내놨다. 이종석 삼성전자 동남아총괄 부사장은 “동남아는 경제성장이 빠르고 젊은 인구가 많아 잠재적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며 “현지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올해는 동남아·남미·동유럽 등 신흥 시장에 더욱 공을 들일 계획이다. 특히 신흥국가에서 브라운관 TV 수요가 평판 TV로 급속히 이동하는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7분기 연속으로 인도 TV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압도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급증하고 있는 평판 TV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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