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산책] 살아서 죽어서 제자 사랑한 스승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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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이 제자 발 씻겨주기=강릉 관동대(총장 한동관)는 22일 오후 대학교회에서 교수가 제자들에게 발을 씻어주는 세족(洗足)행사를 열었다.(사진(下))

이날 행사는 한 총장을 비롯한 보직 교수 5명이 관광학부와 간호학과 학생 5명의 발을 손수 씻어준 뒤 수건으로 물을 닦아주고 양발까지 신겨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세족식은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 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남의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는 성경(요한복음 13장 14절)의 뜻에 따른 것.

한 총장은 "스승의 권위가 무시되고 사제간의 무너져 가고 있는 요즘 세태에서 사제 간 사랑의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 의과대학에 시신 기증=지난 17일 작고한 충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작물생산과학부 조재성(曺在星.사진) 교수의 유족들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최근 시신을 충남대 의과대학 해부학 교실에 기증했다.

지난해 가을 폐가 제 기능을 못하는 '특발성 폐 섬유증' 판정을 받은 조 교수는 투병 중에 이미 자신이 죽으면 안구와 각막 등 장기를 학교에 기증해 주도록 가족들에게 부탁했었다.

하지만 급격한 병세 악화로 내부 장기와 안구.각막 등은 기증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결국 전신을 기증하라고 유언, '살신성인(殺身成仁)'을 몸소 실천했다.

지난 1966년 충남대와 처음 인연을 맺은 고인은 오는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었다.

최준호.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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