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두산 전력비교 - 투수력

중앙일보

입력

두산베어스가 6차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서울라이벌 LG 트윈스를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현대 유니콘스와 새천년 프로야구의 왕좌를 놓고 한판승부를 벌이게 되었다.

비록 4차전으로 플레이오프를 손쉽게 마무리하고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현대가 체력적인 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것은 자명하지만 98년이후 지속되어던 포스트시즌 징크스를 털어내고 또한 서울 라이벌 LG와의 자존심 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하는 기쁨을 맛보게 된 두산의 사기는 최고조에 달해있어 체력적인 열세를 어느정도 만회할 수 있을것이다.

정규시즌 팀간 전적에서는 현대가 12승 7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정규시즌 전적은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다. 과거의 경우를 보더라도 84년 롯데는 우승할 당시 준우승팀 삼성에 정규시즌 전적에서 5승 13패로 절대열세를 보였었고 마찬가지로 92년 한국시리즈에서도 빙그레에게 정규시즌 전적에서는 7승 11패로 열세를 보였었다.

현대 역시 98년 우승할 당시 LG에게 정규시즌에서는 7승11패로 맥을 못추었었다.

포스트시즌에서 팀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투수력에 달려있다. 페넌트레이스와는 달리 포스트시즌에서는 각 팀에서 가장 신임을 얻고 실력이 뛰어난 선발투수 3명으로 투수로테이션이 운용되기 때문에 각 팀마다 얼마나 뛰어난 3명의 선발투수를 보유하고 있느냐가 승부의 첫번째 관건이 된다.

선발투수진의 무게로 볼때 현대의 정민태,김수경,임선동 트리오가 두산의 조계현,구자운,파머의 선발투수진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두산의 가장 큰 고민은 마땅한 제3선발이 없다는 점이다. 조계현,구자운은 플레이오프에서 제몫을 충분히 해냈으나 파머는 선발로 첫등판한 플레이오프 6차전에서 3회만에 4실점하고 강판당했다. 현재로선 부상에서 회복중인 팀내 최다승(11승)투수 이광우가 제3선발로 합류하거나 마무리로 활약했던 진필중이 때에 따라선 선발로 출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진필중은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보다는 선발로 뛰어난 활약을 보였었다. 95년 롯데와의 한국시리즈 당시 팀이 2승3패로 몰린 6차전에 선발 등판, 단 1실점만을 허용하며 완투승을 거두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바 있다.

선발 투수진에선 현대가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중간계투로 내려가기 시작하면 양상이 달라진다. 시즌내내 두산을 드림리그 2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은 바로 탄탄한 중간계투진에서 비롯되었다. 이혜천,차명주,한태균,최용호 등으로 이루어진 중간계투진의 힘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특히 좌완 이혜천은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 역시 올시즌 홀드왕 조웅천을 필두로 마일영,조규제등이 중간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두산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

아직은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조규제가 얼마나 빨리 제 컨디션을 회복하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듯 싶다.

마무리 투수 대결 또한 흥미롭다. 올시즌 성공적으로 마무리로 변신한 현대의 위재영과 포스트시즌 '비밀병기'로서 마무리로 깜짝 변신에 성공한 박명환의 맞대결은 어느 한쪽도 우위를 장담할 수가 없다. 특히 두산의 경우 박명환이 마무리로 뛰어난 활약을 펼침에 따라 진필중의 활용폭을 넓힐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두산이 투수력 면에서 현대에게 절대 열세를 보이지 않을 수 있는 가장 큰 핵심요인은 바로 박명환의 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양팀의 투수력을 비교해 볼때 선발진에서만 현대가 우위를 보일 뿐 중간계투나 마무리에선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결국 양팀의 선발투수들이 얼마나 제몫을 해내느냐에 따라 투수력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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