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졸업 때마다 드는 목돈 ‘졸업준비적금’으로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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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부모가 IBK 기업은행에서 자녀를 위한 졸업준비적금 상담을 받고 있다.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특정 시기에는 반드시 목돈이 필요하게 된다.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때는 교복비와 교재비가 만만치 않게 지출된다. 아이가 고등학생일 경우 적지 않은 금액인 대학등록금을 준비해야 한다. 학교를 다니는 기간 동안에도 수학여행비, 학원비, 방학 중 캠프비용, 체험학습 비용 등이 쏠쏠치 않게 나간다. 이렇게 학생과 부모에게 꼭 필요한 ‘목적용 자금’을 미리 차근차근 준비해 두고 싶다면 ‘정액 적립식 상품’을 살펴보자.

목적 분명한 적금으로 미래 준비 습관도 길러

 올해 전국 186개 대학의 평균등록금은 670만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공립대학의 평균 등록금은 415만원이고 사립대학은 737만원에 이른다. 또한,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이 매우 큰 실정이다. 상승률도 가팔랐다. 국·공립대 등록금의 경우 2005년에서 2010년 사이 30.2%나 올랐다. 사립대학도 거의 같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GDP성장률과 저축률이 거의 제자리걸음인 것에 비교하면 실제 체감 등록금 부담은 더욱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금융권에서는 자녀에게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금융상품 개발에 나섰다. 대표적인 상품 중 하나가 IBK기업은행이 내놓은 ‘졸업준비적금’이다. IBK기업은행의 한 지역본부는 적금을 들기 위해 오는 부모와 자녀들로부터 ‘수학여행비를 준비하려 적금을 들려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은행은 특별히 이들이 드는 적금의 통장 첫 면에 ‘수학여행비’라는 글자를 인자해 주었는데 이것이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IBK기업은행은 자녀에게 필요한 자금을 미리 적립해 두려는 부모들의 수요가 많다고 보고 본격 상품개발에 나서 졸업준비적금을 출시했다.

 이 회사 개인고객부 한상철 팀장은 “졸업준비적금은 만 20세 이하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대금리 0.7%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4.9%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적금으로 학부모와 학생이 졸업할 때 필요한 목돈을 마련하는데 적합하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또 “자신에게 필요하게 될, 분명한 목적이 있는 적금에 가입함으로써 학생들은 미래를 준비하고 저축하는 습관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졸업준비적금은 매달 입금할 때마다 학생을 응원하는 격려메시지와 명언을 통장에 인자해 주기도 한다. 일명 ‘통장 스토리북 서비스’이다. 초등학생 또는 중·고등학생에 맞는 좋은 글귀를 인쇄해 주자는 아이디어를 서비스화한 것이다. 은행이 특정 글귀를 인쇄해 주기도 하지만 창구에서 요구하면 개인이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기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팀장은 “?나는 대단해, 열심히 해보자?는 글을 인쇄해 달라는 학생이 있었다”며 “저축을 하면서 자신에 대한 의지도 다지는 학생이 기특하게 생각됐다”고 전했다.

초등생은 연금보험, 중학생은 적금·펀드 분산

 자녀를 위한 자금 준비 계획을 세울 때 자녀가 초등학생인지 중·고등학생인지에 따라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고등학생 가입자(2~3년) - 고등학생인 경우에는 돈을 써야 하는 시점이 3년 이내로 가깝기 때문에 원금손실이 있을 수 있는 펀드보다는 적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청소년 대상 적금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데 보험서비스, 교육사이트 사용 서비스 등의 다양한 부가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좋다.

 중학생(5~6년) - 중학생이어서 가입기간을 5~6년 정도 유지할 수 있다면 경제교육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대상의 어린이펀드에 가입해 보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이때는 개별 종목을 편입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성장주펀드보다는 주가지수 등에 연계한 인덱스펀드에 가입하고, 매달 일정액을 적립하는 것이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펀드는 원금손실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모든 금액을 펀드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적금과 펀드에 분산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생(10년 이상) - 자녀가 초등학생으로 재테크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예상된다면 장기적립이 가능하고 중간에 해약을 하기 어려운 연금보험을 활용해 목돈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금보험은 상해 등에 대한 보상도 담보하고 있기 때문에 혹시 생길 수 있는 사고에도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혹은 장기로 가입할수록 청약 순위가 높아지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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