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해적기지” 비난여론 깔아뭉갠 고대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표현한 김지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김지윤 트위터]

해군이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표현한 김지윤(28)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를 9일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김씨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반대’라는 문구를 들고 찍은 사진을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병철 해군본부 고등검찰부장은 이날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을 대신해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해군 관계자는 “기지 건설에 반대한다는 개인적인 견해는 피력할 수 있지만 군을 해적에 빗댄 것은 해군 전체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며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소말리아 인근에서 해적에게 피랍됐다 해군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구출된 석해균(59) 선장도 “해적으로부터 국민을 구출한 해군을 해적이라 표현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정치에 뜻을 둔 사람이 안보를 책임지는 군대를 모독한 것은 정치인으로 자질이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젊은 정치를 해 보고자 하는 젊은이들 중에 군대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반전평화주의를 표방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하지만 정당 활동을 하는 사람이 할 합리적이고 적절한 이야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예비역 해군들도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김성찬 전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역대 해군참모총장과 해병대 사령관, 해군·해병대 전우회, 천안함 유가족 대표 등 100여 명은 이날 통합진보당사를 방문해 김씨의 사과와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성찬 전 총장 등은 국회 통합진보당 사무실로 찾아가 ▶이정희 대표의 대국민 사과 ▶김지윤 후보 사퇴 및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했다. 통합진보당 측은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김씨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홈페이지(http://kjy2030.com/?p=1149)엔 “평범한 사병을 해적이라 한 적 없다”며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이명박 정권과 해군 당국을 ‘해적’에 빗대 비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 공간에선 동조와 비판이 교차하고 있다. 인터넷 팟캐스트인 ‘나는 꼼수다’의 출연자인 김용민씨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김지윤씨가 쫄지 않았으면 합니다” 고 썼다. 반면 이준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번 논란과 관련, “사회적 문제를 열거만 하고 ‘어떻게’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동사 빠진’ 청년비례대표 후보”라고 표현했다. 김씨는 2008년 고려대 사회학과 재학 시절 당시 한 토론회에서 한승수 총리에게 광우병 사태를 따지고 들면서 ‘고대녀’로 불려 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