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무섭게 달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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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공격적으로 반도체에 투자하고, 중국이 투자에 나설 채비를 하면서 반도체 강국인 한국을 위협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산업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한국이 경제위기를 맞은 1998년부터 대규모 투자를 계속해 3분기부터 생산능력 면에서 한국을 제치고 세계 3위의 반도체 생산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또 아직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중국도 최근 반도체 산업을 중요산업으로 지정해 대규모 투자에 나설 움직임이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대만은 98년부터 3년째 반도체 부문에 한국(91억달러) 의 두배를 넘는 1백89억달러를 투자했다.

대만은 그동안 미국.일본 등이 설계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수탁생산(파운드리) 에 치중해 왔다. 그런데 99년부터 D램 생산을 늘려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미국의 증권사 샐러먼 스미스바니는 99년 12%(수량 기준) 였던 대만산 D램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올해 15%, 2001년에는 17%로 높아질 것으로 최근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대만 등의 도전에 맞서 2005년까지 반도체 부문의 75%를 차지하는 메모리 비중을 절반으로 낮추는 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비메모리와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반도체는 지난해 연간 25조원의 생산에 2백3억달러를 수출했고, 올해도 2백35억달러(전체 수출의 14.1%) 의 수출이 예상되는 등 국내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다.

산업자원부 김경수 반도체산업과장은 "반도체는 시장에서 확인된 한국의 대표적인 성장산업" 이라며 "업계와 정부가 협력해 국가전략사업으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반도체 강국으로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D램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비메모리 반도체 개발 및 반도체 디자인에 대한 업체 공동 프로젝트 강화▶정부 차원의 세제 혜택 등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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