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보안업계, 영업실적 계속 향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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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스닥 상장기업들이 잇따라 실적 부진을 고백하고 있지만 보안업종만은 월스트리트의 예상치를 넘은 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어 주목된다.

체크포인트 스포트웨어는 20일 기업분석기관인 퍼스트콜이 예상한 주당27센트보다 높은 주당 35센트의 순익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분기 매출은 강력한 수요 덕분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량 늘어난 1억1천600만달러였으며 순익은 그 절반인 6천16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체크포인트는 지난해 3.4분기에 매출 5천780만달러, 순익 2천47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시만텍도 19일 발표한 분기실적을 통해 1천9천23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순익은 4천580만달러였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은 월스트리트에서 예상한 56센트를 상회하는 주당72센트로 밝혀졌다.

또 인터넷 시큐리티 시스템스(ISS)가 18일 발표한 분기실적도 호조였다. 매출과 순익은 각각 5천180만달러와 480만달러였고 주당순이익도 예상치를 웃돌았다.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의 주당순이익은 예상치인 13센트의 2배인 27센트였다.

한편 지난해 3.4분기에 550만달러의 매출에 260만달러의 적자를 낸 워치가드는 올해 3.4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1천720만달러로 2배가 늘었고 190만달러의 순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안업종의 이같은 호조는 전세계의 네트워크 확산으로 보안 수요가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안 소프트웨어의 세계 시장은 올해 32억달러로 예상돼 지난해의 25억달러보다 22% 증가할 전망이다.

권위있는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는 이 부문 시장이 오는 2004년에는 67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민간부분은 물론이고 관공서 등 공공부문에서도 정보보안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국내 보안업체들의 3.4분기 영업실적도 사상최대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보안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업체들이 잇따르고 있으며 자체 제품개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정보보안 전문 업체들은 매출이 몇배씩 증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상사설망(VPN) 분야에서 국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퓨처시스템은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102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4분기까지의 매출인 23억에 비해 무려 4.3배로 증가한 실적이다. 순이익은 매출액의 25%로 3.4분기까지 약 30억으로 추정하고 있다.

침입탐지(IDS)와 공개키기반구조(PKI) 기술의 대표 업체인 펜타시큐리티는 3.4분기까지 매출이 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15억원에 비해 약 4.1배로 불어났다.

펜타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많은 1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하고 있다.

방화벽 분야의 대표 업체인 어울림정보기술도 이미 올상반기 지난해 전체 매출(43억원) 수준인 42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전체는 작년보다 4배에 육박하는 12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바이러스 백신 분야에서 단연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안철수연구소는 3.4분기까지 95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전체 매출인 115억원에 벌써 바짝 다가섰으며, 이러한 추세로 올해 1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민간분야에서는 전자상거래가 확산되고 있고 정부가 전자정부를 추진하는 등 사회가 전반적으로 디지털화되면서 정보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보안 수요가 단일 제품 구입에서 컨설팅, 시스템 구축 사후관리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원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국내 보안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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