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애니메이션 '개봉박두'

중앙일보

입력

남북 화해의 훈풍을 타고 북한 애니메이션이 본격 소개된다.

북한영화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조선시네마사이트(www.dprkfilms.com) 를 운영하는 대신닷컴㈜은 18일 "북한 단편 애니메이션을 북한의 조선출판물교류협회를 통해 수입하기로 하고 통일부 등 관계 기관과 최종 협의 중" 이라고 밝혔다.

◇ 수입작품〓 〈착한 토끼〉〈은동이〉〈산삼고개〉등 7편. 20~30분 분량의 단편들이다.북한 유일의 애니메이션 제작 기관인 '4.26 아동영화제작소' 에서 만들었다.

동물을 의인화해 권선징악 등 교훈적인 내용을 담은 작품이 대부분이다.대신닷컴㈜은 "수입 작품들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는 한편 극장 개봉도 추진할 계획이며 앞으로도 북한 애니메이션 가운데 수준작을 선별해 지속적으로 남한에 선보일 방침" 이라고 밝혔다.

◇ 북한의 애니메이션 현황〓북한은 1960년 국립영화촬영소 내에 만화영화제작단을 설치, 첫 작품 〈금도끼와 은도끼〉를 만들면서 애니메이션 제작을 시작했다.

65년 김일성의 지시에 따라 조선아동영화촬영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제작에 돌입했다.지금은 96년 설립된 4.26 아동영화제작소가 애니메이션 산업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약 4천5백여명이 애니메이션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90년대 초반에는 한해 20여 편의 창작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지만 최근엔 어려워진 경제 사정 탓에 외국 작품 하청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사회주의권 국가들과 주로 교류해오다 90년대 들어 이탈리아의 〈사자왕 싱바〉,프랑스의 〈셀라자드〉등을 수주해 채색.원화 제작 작업 등을 하면서 서구와 교류 폭을 넓혔다.

◇ 경쟁력〓㈜대신닷컴 백성욱 대표는 "북한의 애니메이션 제작 단가는 중국의 3분의2 수준에 불과해 제작비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 며 "영화수출입회사를 통해 상당수 작품을 유럽 국가에 수출하는 성과도 올린 것으로 안다" 고 설명했다.

3D 애니메이션은 아직 도입되지 않았으나 일본과 합작으로 연구 기관을 평양에 설립, 전문 인력을 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적인 색채가 거의 없는 아동용이 대부분인 북한 애니메이션이 남한에서 어느 정도 호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