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스타 스토리12.마쓰나가 노부히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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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에가 퍼시픽리그 2연패를 확정지은 다음날 일본의 닛칸 스포츠紙는 마쓰나가 노부히코(27)를 MVP로 꼽았다. 프로에서 풀타임으로 뛴지 이제 겨우 2년째에 불과한 선수에게 MVP라는 영예가 다소 어색한 점도 있지만 올시즌 마쓰나가의 활약은 MVP로 거론되는데 전혀 모자람이 없는 것이었다.

올시즌 마쓰나가는 타율 0.312,홈런 33개,타점 106점을 거둬 홈런,타격,타점 부문에서 모두 팀내 1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기록이 말해주듯 올시즌 다이에 우승은 마쓰나가를 빼놓고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올시즌 마쓰나가는 놀라운 집중력과 정신력을 보여주었다. 올시즌 들어 퍼시픽리그의 대표적인 클러치히터로 성장한 마쓰나가는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순간에 적시타를 터뜨려주며 팀을 승리로 이끈 경우가 많았다.

특히 다이에가 시즌후반 우승을 놓고 세이부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을때 마쓰나가는 오른쪽 발뒤꿈치 부상을 당해 걷기도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세이부전 출전을 감행한 마쓰나가는 경기내내 절뚝거리면서도 투혼을 발휘, 경기막판 팀이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동점홈런을 날려 팀 역전승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런 마쓰나가의 투지에 고무된 다이에는 이후 세이부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고, 이때부터 다이에는 퍼시픽리그 우승의 결정적 계기를 잡을수 있게 되었다.

이후 부상이 채 낫지 않은 상태에서 참가한 올림픽에서도 마쓰나가의 정신력은 유감없이 드러났다. 첫 경기후 마쓰나가는 오른쪽 뒤꿈치 통증이 심해져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감독에게 출장을 자원하며 진통제를 맞고 출전을 강행, 일본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비록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은 처음으로 노메달에 그쳤지만 마쓰나가의 투혼과 활약만큼은 인상적이었다.

프로에 오기 전, 마쓰나가의 아마시절은 화려했다. 아마시절 일본 대표팀의 4번타자로 활약한 마쓰나가는 비록 패하긴 했지만 96 애틀랜타 올림픽 결승전에서 쿠바에게 만루홈런을 뽑아내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일본을 은메달로 이끈 경력이 있다.

다음해 마쓰나가는 화려한 아마시절을 뒤로 하고 다이에 호크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는 역시 아마와는 달랐다. 일본 대표팀에서 4번을 치던 마쓰나가였지만 프로에선 주전자리 확보도 어려웠다. 97-98 2년동안 주로 백업 요원으로 출장한 마쓰나가는 거의 팀에 공헌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98년 그가 친 71타수 19안타중에서 홈런을 3개나 기록하는 등 파워만큼은 가능성을 보였다.

99년부터 주전 1루수로서 기회를 잡은 마쓰나가는 그가 가진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 99년 마쓰나가는 126경기에 출장,23홈런에 71타점의 성적을 올리며 다이에 타선의 핵으로 떠올랐다. 또한 그해 마쓰나가는 9월엔 3년만에 다시 복귀한 일본 대표팀을 시드니로 이끌었고, 10월엔 다이에를 35년만에 일본시리즈 챔피언으로 이끌며 99년을 보람찬 한해로 만들었다.

새천년들어 마쓰나가의 타격은 한층 더 완숙해진 모습이다. 마쓰나가는 과거의 파워히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젠 정교함까지 더해져 더욱 가공할 위력을 떨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지방구장에선 장외홈런을 날릴 정도인 파워는 홈런 33개(리그3위)가 증명하듯 리그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여기에 올시즌 처음으로 3할(0.312)에 진입하며 정교함 역시 괄목성장했다.

또 삼진은 49개밖에 당하지 않을 정도로 선구안도 좋아졌다. 특히 올시즌 마쓰나가는 타점을 106점(리그2위)이나 올리며 찬스에 강한 클러치 히터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이제 내년부터 '지존' 이치로가 떠나는 퍼시픽리그에서 누가 '포스트 이치로'의 자리를 차지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파워에선 마쓰이(세이부)를 앞서고, 정교함에선 나카무라(긴데쓰)를 앞서는 마쓰나가는 이치로 이후를 책임질 타자로서 주목된다.

이제 겨우 2년차지만 MVP를 넘볼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 강인한 근성, 클러치히터로서의 집중력 등 현재 그가 보여주고 있는 능력을 감안할 때 마쓰나가의 미래는 밝기만 하다.

과연 앞으로 마쓰나가가 이치로 이후 퍼시픽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활약함과 동시에 더 나아가 스승인 다이에 왕정치 감독의 홈런 후계자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마쓰나가 노부히코 (松中 信彦)-
생년월일:1973년 12월26일
신장,체중:183cm,94kg
투타:좌투좌타
백넘버:3번
소속팀:다이에(97년 입단)
올해성적:130게임,147안타,0.312타율,33홈런,106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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