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나카타·나카무라, 페루자행 경쟁

중앙일보

입력

일본인 게임메이커의 페루자 입성 전쟁

이미 이탈리아에 진출, 페루자에서 AS로마로 이적하며 활동중인 나카타 히데토시와 현재 요코하마 마리노스팀에서 게임메이커로 활약중인 나카무라 슈은스케가 페루자 입성 경쟁을 피할 수 는 상황이다.

나카타는 지난 리그 4위에 올랐던 명문 AS로마에서 개막전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지금 이탈리아 리그의 '외국인 선수 출전제한'때문에 정작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차후 외국인 선수의 출전등록을 5명까지 늘린다는 방안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한 경기에 기용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3명이다.

이미 로마에는 바티스투타(아르헨), 사무엘, 아슨손(브라질) 등 세 명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때문에 지난 2일 리그 개막전에서도 후보명단에 이름이 올랐을 뿐 대기선수 명단에도 끼지 못했다.

나카타는 개막전 직후 페루자를 방문, 가우치 회장과 밀담을 나눴다.

최근에는 팀의 주장이자 이탈리아 축구의 희망이라 불리는 토티가 나카타에게 이적을 "권고"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프란체스코 토티는 외국인 선수의 출전제한 문제도 있거니와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겸 게임메이커 자리에 이미 자신이 있기때문에 나카타는 자신이 부상당할 경우에만 기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로마의 카벨로 감독은 나카타는 절대로 내보낼 수 없는 선수라는 말을 되풀이 하고는 있지만 언제까지 자기 주장만 내세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나카타의 페루자 이적설은 상당한 신빙성을 가지고 논의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여기에 보통 일본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유럽진출을 자기생애 제일의 목표로 삼고 있는 나카무라도 오래전부터 페루자 진출을 노리고 있다.

나카무라는 시드니올림픽에서 나카타 대신 출전한 브라질과의 예선전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이면서 가우치 회장의 눈에 쏙 든 바 있다.

파리 SG와의 연습경기를 시찰한 페루쟈의 가우치 회장은 "아무리 봐도 나카무라선수는 탐나는 선수."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극찬했다.

가우치회장은 나카타 영입설은 부정하면서 나카무라쪽으로 중심추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배후엔 금전적인 문제가 없을 수 없다. 이미 몸값이 오를대로 오른 나카타보다는 적은 금액으로 최고의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나카무라의 "가능성"에 투자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이것은 페루자의 팀경영 방침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미 나카타선수를 발굴하여 로마팀에 재 판매(?)하면서 상당한 수익(?)을 올린 페루자는 앞으로도 같은 형태의 운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카무라 영입의 최대 걸림돌은 요코하마팀의 반대

현재로선 누가될지는 모르지만, 페루자가 팀컬러의 대대적인 변환작업에 착수하면서 안정환-마밍유를 영입하고 이번에는 일본의 최고 게임메이커의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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